팀 버튼의 소년소녀들
루돌프 2004/08/1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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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소년, 로봇 소년, 유독 소년, 미라 소년, 쓰레기 소녀, 숯 소년...... 이 많은 소년소녀들의 출생은 한결같이 기괴하다. 그 기괴한 출생이 이들에게 비극 또는 죽음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기괴하거나 비극적이지만은 않다. 이들의 생을 작동시키는 것이 바로 '놀이'이기 때문이다. 팀 버튼의 이야기들에는 (그의 영화까지 포함해서) 이런 출생-놀이-죽음의 3요소가 절묘하게 섞여 있다. 굴 소년의 일생이 모두 그의 태생 탓이었다고 해도 되고, 굴 소년의 일생이 모두 즐거운 장난이었다고 해도 되고, 굴 소년의 일생이 완전히 비극이었다고 해도 된다. 그런 게 팀 버튼의 매력이다.
나는 특히 검댕 소년과 굴 소년이 좋다. 걔네들의, 특히 크리스마스-할로윈 에피소드에는 장난과 비극이 결합한 빛나는 페이소스가 있다. 그림과 함께 이 책을 끝까지 보지 않으면 알기 힘든 것이긴 하지만, 예컨대 이런 부분. "할로윈 날에 / 굴 소년은 사람처럼 행동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굴 소년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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