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형제들의 형제애
루돌프 2004/08/17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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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오식당>은 읽지 않았다.) 사실 나는 협동합시다 아저씨가 좋다. 정확하게는, 협동합시다 아저씨에 대한 영원의 태도가 좋다. 영원은 춘미, 왕눈이, 깜뎅이, 머저리를 자신의 이복형제들이라 불렀다. 그러나 이들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형제애가 아니다. 춘미, 왕눈이, 깜뎅이, 머저리 각각에 대한 영원의 태도는 동형적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을 이복형제의 형제애라고 부를 수 있다면, 협동합시다 아저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사실 충분히 언급되지 않은 다른 상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소설 어디쯤에 영원이 시장 상인들 사이의 독특한 형제애에 대해 정확히 묘사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복형제의 형제애는 그것과는 다를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것과 선을 긋고 있지는 않다. 그들 역시 영등포시장을 아버지로 둔 이복형제인 게 아닌가(사실 아버지는 누구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질서와 어긋나는 어머니의 태생이고, 이복형제들의 형제애는 주로 그것에 바탕할 것이다. 그래서 그, 다른 어머니들을 대하는 영원의 단순하지 않은 태도가, 자꾸 마음을 끈다. (<삼오식당>도 읽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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