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루돌프

이 작가,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 예전에 <왕비의 이혼>을 읽었을 때도 그랬는데,
<왕비의 이혼>이 어렵고 무게 있는 소설인가 하고 읽어나가다 드문드문 만화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면,
<카르티에 라탱>은 시작부터 만화같은 이야기인가 하고 읽어나가다보면 드문드문 만만치 않은 소설이구나 하는 인상을 받게 된다.
말하자면 이 사람, (일본의) 대중적인 코드에 자신의 지식을 어떻게 섞어넣어야 할지 아는 사람이다.
1536년 파리의 골목이 어떻게 생겼고 그때 칼뱅이 뭘 하고 있었고 예수회가 어떻게 만들어졌고를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어도 막힘없이 '재미있게' 읽힌다는 것,
이 소설 또는 이 작가가 아니면 쉽지 않거나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굳이 시대나 개인의 폐부나 심연을 건드려야만 소설이 되는 건 아니다. 굳이 독자를 압도하는 독보적인 스타일이 있어야만 소설이 되는 건 아니다.
정말,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이런 소설을 본 지 무척 오래된 것 같다. 내가 과문해서일지도 모르지만.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