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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ntalk
  • 서른두 살 여자, 혼자 살만합니다
  • 가키야 미우
  • 12,420원 (10%690)
  • 2019-01-15
  • : 182

1. 반성합니다.


사실 무시했습니다. 농사가 얼마나 힘든 건데, 남자한테 차였다는 이유로 농사를 지으러 귀농한다구요?! 이 무슨 봉창 두들기는 소리인지.. 게다가 여성 인권 낮은 일본에서 쓴 소설이라 징징거리는 글일거라 생각했어요. 게다가 요즘 또 여성인권 엄청 많이 이야기해서 극단적인 페미니스트가 쓴 책이 아닐까 미심쩍게 바라봤어요.. 근데 이렇게 핵꿀잼 소설일 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2. 현실감없는 책일거라 생각했다.


도시 여자의 리얼 농촌 적응기 <서른두 살 여자, 혼자 살만합니다>라는 제목이라서 정말 현실감 없는 책일거라 생각했다. 요즘 말랑말랑한 일본 만화에서 나오는 것 처럼 땅을 살리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도시를 버리고 숭고한 정신으로 농촌으로 돌아오는 여자의 이야기일 거라고. 근데 아니었다. 주인공 구미코는 정말 그야말로 막다른 순간에 몰린 사람이다. 정규직 직장은 파산하고 계약직으로 일하던 회사에선 재계약을 거절당했다. 동거하던 남친은 결혼할 여자를 데리고 오며 본인이 산 국자 하나까지 두고 나가달라고 한다. 쥐꼬리만한 저금은 점점 줄어가고 어떻게든 월세방을 얻고 싶지만 보증서줄 부모님은 타계하시고 피씨방을 전전하게 될 상황.


그런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구미코는 티비에서 우연히 귀농한 젊은 여성의 사례를 보고 농촌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농업교육만 수료하면 일이 술술 잘 풀릴 것만 같다. 한국이 그렇든 농촌에 젊은이는 없고 빈 땅이 많으니 어찌됐든 땅을 빌려 농사를 지을 수 있겠지. --> 아님

어찌됐든 농사를 지으면 먹고살 돈을 벌 수는 있겠지. --> 아님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이 귀인이어서 그 사람들에게 감명받고 용기를 얻겠지. 하다못해 구미코를 도와주는 무뚝뚝하지만 힘세고 젊은 농촌후계자 남자가 나타나서 구미코랑 러브러브 하지 않을까??? --> 그런 것도 아님;;;;;;;


와 진짜 순정만화에서 기대하던 그런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것들은 없고 정말 현실에나 있을 법한 일들을 풀어내는데 무겁지 않고 명랑하게 풀어내서 책을 잡자 마자 금방 읽어낼 정도로 너무 재미있게 쓴 책이었다. (물론 현실처럼 막 잔혹하고 그 정도는 아니다. 돈이 없어서 계란 삶아 몇끼 먹고, 겨우 구한 집에서 또 나갈 지경이 되자 엄빠 무덤 앞에 가서 죽자 생각할 지경까지 가긴 했지만;;;)


입체적인 캐릭터들도 완벽해서 혀를 내두를 정도고, 완전 잘 만들어진 한 편의 코믹한 일드를 보는 느낌이었는데 알고보니 이 소설 쓴 작가분은 작품도 많이 썼고 그 중에 티비 드라마화 된 것도 있는거 같더라. 진짜 읽으면서 캐스팅이 막 둥실둥실 떠오름 ㅋㅋㅋㅋㅋ


3. 교묘하게 현실감 있고 재밌게 풀어낸 소설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엉엉엉~!!!

너무 맘이 아파서 두번은 못 읽을 듯..ㅠㅠ 짜증나는 인물들이 꽤 나오는데 그 인물들로 나중에 이득을 보기도 하고.. 그래서 더 실감났다. 삶이 다 좋을 수 있나? 이렇게든 저렇게든 어쨌든 주어진 현실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거지.. 명랑하게 끝을 맺어서 좋았다. ㅎㅎㅎ

 

끊임없는 경쟁, 직장의 부속품이 되어 내 젊음이 갈려나가는 구나.. 생존의 위협, 버려진 것 같은 고독감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겠지만 특히나 요즘 2030 세대는 특히나 많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그걸 무겁지 않게 잘 묘사한 소설이라 감동을 줬다. 재밌었다 ㅠㅠ 무시해서 미안하네여 ㅋㅋㅋㅋ


#대박;;; 무시해서 미안합니다;;; 젊은이의 생존 위기감을 아침드라마 감성으로 풀어낸 명작이었음 ㅋㅋㅋ 잔인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삽시다! 화이팅!!! (앗, 이런 교훈을 준다는 점에선 정말 일드 느낌 제대로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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