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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끝이 없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고난의 종류가 달라질 뿐이지, 그 크기는 전혀 줄지 않는다. 물론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 자체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을 주기는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은 단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걷지 못하던 아기가 아장아장 걷고, 뛰고 하게 되면서 엄마의 육체노동은 서서히 줄어들지만 그 줄어든 노동의 빈틈만큼(아니, 그 이상) 정신적인 노동이 추가된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겨우) 아들이 슬슬 사춘기적 반항심을 내비쳐 보이고, 딸아이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눈물을 보인다. 가끔은 몸을 뒤집지도 못하고 누워서 울기만 하던 아기 때가 더 수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성장 구간마다 적용해야 하는 육아법은 다를 것이다. 청소년기의 육아를 대비할 수 있는 다정한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아이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따뜻한 시선이 행동을 변화시킨다고 믿는 27년 차 교사이자 청소년 공감 대화 전문가가 쓴 청소년을 위한 육아책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다!
요즘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아이들은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할까?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지만, 매번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엄마의 배려 없는 말 한마디에 아이는 큰 상처를 입기도 한다.
아이들은 믿고 기다려주는 어른이 있을 때 더 잘 해내고 싶어 힘을 내기 마련이다. 매번 다시 일어선 아이들이 어김없이 선사하는 마음의 선물로 인해 지금까지 유유히 나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더 높이 쳐주는 현장에서도 결코 위축되지 않고, 공교육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신념을 철통같이 지켜오면서 말이다.
p. 59
아이가 힘든 마음을 표현할 때 곁에 있는 어른들이 좀 더 깊이 관심을 갖고 궁금해 해주어야 한다. 아이 스스로 자기 아픔을 바닥까지 드러낼 수 있도록 한 겹 한 겹 구체적으로 묻고 집중해서 듣기를 바란다. 충분히 정확하게 듣겠다는 마음이 없이 피상적으로만 묻고 성급히 ‘충조평판’ 하면 아이는 자기 고통의 핵을 찾기 어려워 오래도록 호소할 수밖에 없다.
p.70
'충조평판'이란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의 줄임말이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가장해 아이에게 상처 주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노력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며 좌절하는 아이에게 지금보다 더 노력해 보자는 말은 아이의 노력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절하해버린다.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깊이 들여다봐주고, 홀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공감하여 묵묵히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세 아이와 함께 하는 하루 중에 "그만해. 가만히 있어. 안 돼." 같은 말들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모른다. 에너지가 넘쳐나는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니, 그만하라니, 내가 얼마나 잘못을 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청소년이 획일적인 틀에 얽매여 가만히 있기란 쉽지 않다. "안 돼"라는 말보다는 "왜 그렇게 행동했어?"라며 이유를 물어보고 아이의 이유에 충분히 공감하고 믿어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제대로 공감받은 아이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해진다고 한다.
아이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엄마가 되고 싶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구보다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엄마였으면 한다. "넌 특별히 믿음직해", "네가 옳아", "꿈이 있고 이루려고 노력하는데 뭐가 문제야?" 아마 이런 다정한 공감이 깃든 말은 비단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게 아닌 듯하다. '충조평판'을 핑계 삼아 아이에게 상처 주고 있지는 않았는지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 아이와 오래오래 다정한 사이가 되는 방법, 청소년 육아책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