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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준님의 서재
같이 일하는 사람이 방에 놀러왔다가 이책을 우연히 놓고 같다. 얼핏 보니 사진도 많이 있는 책이길래 가벼운 기분으로 읽으려 첫장을 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책에 빠지는 기분.

원래 한국문화나 유산에 관한 관심은 정말 많았다. 그 관심에 비해 들인 노력은 별로 없었지만, 책을 구해 읽어보려고 많이 애는 썼었다. 하지만 , 그 유명하다는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도 별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뭐랄까. 너무 수박 겉핥기 식으로 자신의 느낌을 서술한다.. 는 그런 기분이랄까. 물론 그런게 나쁜건 아니지만 저자의 주관적인 느낌을 공감할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적어도 내 생각에는 다른 책들과는 틀렸다. 저자의 끊임없는 연구의 내공이 비추어지는 심혈을 기울인 책이라는 생각.

석굴암과 불국사에 가본건 중2때인가.. 가족끼리 여행가면서 한번 가본게 기억에 남는 유일한 방문이다. 언젠가 수학여행때 가서 본적이 있긴하겠지만 가족끼리 방문했을때의 그 맛을 잊을수 없다. 밤에 아버님이 운전하고 내려가 불국사 입구에서 안개낀 아침하늘을 맞이한 그때의 기분.

하지만 그때 같이 본(순전히, 같이 본 석굴암이었다. 그냥 유명한데니 한번 보지..라는 생각으로 봤으니) 석굴암은 아름답긴하지만 너무나 작아 초라해보이는, 그런 절에 불과했다. 게다가 안에 들어가서 볼수도 없다니. (어디서나 문화재 보호하는건 중요하지만 그렇게 통유리로 떡하니 막아놓는거 정말 질색이다. 관람에 그치고 체험할수 없는게 정말 안따까웠을뿐.)

하지만 이책... 석굴암 구석 구석을 비추어주며 설명해주는 이책을 보며, 감동 그 자체였다. 각 조상 하나하나마다의 사진과 그에따른 설명, 불교는 잘 모르지만 그 인물들에 대한 뒷배경. 이 책을 읽고서야 비로소 신라인들의 해학.. 이라는게 느껴졌다. 박물관에서 토우나 그림들을 봤을때의 그런 느낌들과는 색다른, 가볍지만은 않은 그들의 철학이 배여있는 해학.

한편 그런 신라 사람들의 걸작 앞에서, 아무 생각없이 성공만을 위해 지혜가 아닌 지식을 쌓으며 경쟁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가련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물론 이런 말 할정도로 내가 잘난건 아니지만.

나에게 감동과 웃음을 주며, 날 돌아보게 만든 정말 소중한 책 한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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