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 벤자민 마이어스
* 제목 : 수평선 너머(The offing)
* 번역 : 최리외
* 출판사 : 다산북스
* 출간 연도 : 2026.04.
* 원문 출간 연도 : 2020.03.
* 페이지 : 총 339 면
해변에 도착했을 때 내가 있던 곳을 떠나서 완전히 다른 환경의 “바다”에 왔다라고 느끼는 순간은 수평선을 바라볼 때이다. 저 너머에 어떤 곳이 있을까 생각하게 만들고, 지구가 둥글다라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그것. 그것이 수평선이다.
“수평선 너머”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이 장편 소설은 로버트 애플야드라는 주인공이 청년 시절, 자신의 운명처럼 받어들여진 광부의 삶을 이어가기 전에 다른 세상을 보기 위해 도보 여행을 떠난 기억을 이야기한다. 생경한 장소에서 자신의 나이의 세배쯤 많아 보이는 노부인 덜시 파이퍼를 만나면서 생각의 틀을 부수고 삶을 껴안으며 문학을 만나는 경험을 한다.
벤자민 마이어스는 영국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그의 이번 작품은 베우 헬레나 본햄 카터 주연으로 영화화가 진행중이라 한다. 이번 작품에 대한 평들을 보면, 덜시와 로버트의 대화와 교류를 통해 경험하는 삶에 대한 성찰과 문학적으로 뛰어난 묘사와 표현에 관한 것이 많았다. 그만큼 글 한 구절 한 구절이 정성들여 꾹꾹 눌러 쓴 것 처럼 스쳐 지나갈 수 없었고 한편으로 그래서 조금 무거운 감도 있었다.
“언어가 만들어내는 복잡한 마법은 그해 여름 내가 마주했던 달라진 풍경만큼이나 생경했다.
(16페이지 중)”
도보 여행을 떠난 여름에 대한 묘사를 보면 로버트가 문학인으로 거듭나게 된 그 시기가 갖는 의미를 짐작케 한다.
“무계획이 좋은 계획이야. ...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거든. 아침의 마법 같은 햇살이 오후의 먹구름을 품고 있을 수도 있지. 젊을 때는 인생이 길고 나이가 들면 짧지만, 보잘 것 없는 건 마찬가지란다.(54페이지 중)”
전쟁을 한 독일에 대한 증오를 갖고 있던 로버트에게 전쟁의 아픔, 타의에 의해 참전한 젊은 독일군의 입장에 대한 설명을 한 대목이나, 시간에 대한 틀을 깨는 이야기를 묘사한 대목에서는 덜시가 로버트의 사고를 어떻게 확장시키는지를 잘 보여준다.
“나 같은 사람한테 너 같은 다음 세대에게 좋은 믿음을 전할 책임이 있는 거란다. 최고의 거장들은 매도당하기 쉽상인데. 그런 일에 안주한다면 진부함만 남을 거야. 너와 나 같은 사람들은 세상을 더 살기 좋고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해. (143페이지 중)“
우연한 만남으로 덜시에게 신세를 진 로버트는 계획대로 바로 떠나지 않고 머물게 된다. 그녀의 정원과 별채를 수리해주고 그곳에 머물며 덜시의 과거의 상처에 관해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읽는 문학 작품들을 통해 서로 교감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로버트가 덜시를 만나지 않고 계속해서 도보 여행을 했다면 수평선 너머의 삶을 만날 수 있었을까? 덜시는 로버트를 만나지 않았다면 과거의 사랑이 남긴 편지를 과연 읽을 수 있었을까? 로버트의 인생이 방향을 바꾸는 계기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또다른 길을,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에 대한 의문이 계속 떠올랐다.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 또는 맞이하고 싶은 이들에게 도전 의지를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본 서평은 미자모 카페를 통해 다산북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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