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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의 치욕
CREBBP 2016/05/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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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6-05-1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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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에 대한 묘사도 신경써서 볼 만한 것 같아요. 장모가 오기에게 처음 건넸던 말이 그렇게 꼬아들을만한 이야기였던지 궁금하기도 한데... 처음엔 장모가 딸의 반지를 가지는 것도 허락받고, 무슨 기도회 목사도 불러오고 할 정도로 사위에 신경을 쓰다가 딸이 남긴 기록을 보고 달라진다고 추정할 수 있는데- 그 기록 이야기를 빼고(오기가 기억을 빨리 못한 건지 아니면 일부러 언급을 늦게 한건지는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보면 장모가 완전 이상한 인물이죠. 고상한 척 하더니 집은 균형이 맞지 않고(작은 집, 큰 가구) 홈드레스를 질질 끌고다니며, 일본혼혈이라 유골함을 거실장에 넣어두고 유년시절과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로 인해 딸에 집착하는 인물로 그려지잖아요. 오기가 보는 장모가요...
CREBBP
2016-05-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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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가 천천히 미스테리적 인물로 변해가는게 말씀하신 것처럼 문제의 그 고발문 때문일 것 같은데, 그 일본말이 살려달라는 거라고 하잖아요? 거기에 뭔가 키가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어찌보면 그냥 헌신적인 인물인 거 같기도 해요. 그렇게 된 사람을 맡아서 보호한다는 거 자체가, 나이 많은 사람이 자식도 없는데 그 뭐 욕심낼 일이라고 그집에 들어가서 수발을 하겠어요. 딸이 쓴 글을 쓰고 이 사람이 얼마나 나쁜지를 알아냈기에 복수 차원에서 덜 신경쓰는 것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줄리안 반스 <예감은 끝나지 않는다>와 비슷한 거 같은데 화자를 얼마나 믿어야 할지 정도 차이인 것 같기도 하구요.
에이바
2016-05-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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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의 기억이 되살리는 과정에서 화자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 생각도 해봤는데 저는 반스 작품보다는 오히려 리틀 스트레인저를 생각했더랬어요. 근데 또 거기까진 너무 나간 것 같고... 저도 자기기만이라는 점에서 여러 작품들을 떠올려 봤는데 딱히 맞아떨어지는 게 없더라고요. 기만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absent in the spring이랑도 다르고요. 암튼 장모라는 인물이 좀 기묘하게 그려지는 것은 오기가 (끝을 예상하면서도) 장모의 속을 알듯 모를듯한 느낌으로 서술하는데 있는 것 같아요. 왜 동료들을 한꺼번에 불러다 오기에게 수치를 주잖아요. 게다가 제이와의 관계도 눈으로 확인하고요... 다스케테쿠다사이 그것도 딸을 잃고 살아가는 자기를 살려달란 말인지, 오기를 살려달란 말인지, 오기를 미워하지 않게 해달라는 말인지 아니면 딸을 살려달란 말인지... 약간 미저리 느낌 나면서도 완전 다른 소설이었어요. ㅎㅎ
CREBBP
2016-05-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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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리틀 스트레인저에 더 가까운 것 같네요. <예감은>에서는 자기기만인 기억의 부재에서 나온 거지만, 여기서는 자기기만이라고 보기도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자기가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는 거잖아요. 자기 잘못을 자기가 모른다는 거, 제이랑 아무일 없었다고 끝까지 오리발을 내밀었는데, 그 때는 안그랬고 나중에 일이 생겼다는 것도 아내가 자기들을 의심해서 그런 일이 생겼다고 말하는 그 어린애같은 심리가 그게 그 사람인 것 같아요. 어릴 때 자기 때리는 친구를 물어뜯어 살점이 뜯겨 나가게 했었다는 것도 나중에 생각해보면 어린애로서는 섬찟한 이야기지요.
장모는 처음에는 가족애와 호의로 그랬고, 나중에는 노트 때문에 복수하는 거 같아요. 사람들 앞에서 수치 주는 것도 일부러 딸을 대신해서 제이한테 보란 듯이 그걸 보여주는 거 아닐까 해요. 이렇게 읽으니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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