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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바님의 서재
  • 1984년
  • 조지 오웰
  • 10,620원 (10%590)
  • 2009-12-20
  • : 1,738
캠페인 지역문화
오늘의 책
Jan 18, 2017

현재의 시국은 암담합니다. 그렇지만, 이 기회에 <1984년>을 읽게 되어 다행입니다. 내가 나이가 들더라도 현명한 판단만을 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영혼육의 훈련 아니, 단련이야 말로 그걸 가능하게 해주지 않을까 합니다.

그들은 아이를 낳지 못할 것이다. 이것만이 그들이 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이다. 말없이 마음을 통해 이 비밀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을 뿐이었다. 저 아래에 있는 여인은 어떤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오로지 강한 팔뚝과 따뜻한 가슴과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배를 가졌을 뿐이다. 그녀가 아이를 얼마나 낳았을지 궁금했다. 열다섯 명은 거뜬히 될지도 몰랐다. 그녀는 한 1년쯤 들장미처럼 아름답게 꽃피웠다가, 갑자기 잘 익은 열매처럼 부풀어 올라 딱딱해지고 붉어지고 거칠어졌다. 그런 뒤 30년이 넘도록 처음에는 아이들을 위해, 나중에는 손자들을 위해 빨래하고, 걸레질하고, 바느질하고, 요리하고, 비질하고, 닦고, 수선하고, 문지르고, 다림질하는 등 고달픈 삶을 살았으리라. 이런 생활의 끝에서도 그녀는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가 그녀에게서 느끼는 신비스런 존경심은 굴뚝 너머 무한히 뻗어 있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과 어느 정도 어우러졌다. 저 하늘은 이곳뿐 아니라 이스트아시아나 유라시아에 사는 누구에게나 다 똑같은 하늘이라는 묘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 하늘 아래에 살고 있는 자들은 결코 생각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지만 가슴과 배와 근육 속에 언젠가는 세상을 뒤엎으려는 힘을 쌓고 있는 똑같은 사람들 ─ 전 세계 어디에서나 수천만, 수억의 사람들이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증오와 거짓의 장벽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거의 똑같은 존재들 ─ 이었다.
...
고된 일을 해 괴물처럼 되었지만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저 힘센 여자들의 배에서 의식 있는 종족이 언젠가 태어날 것이다. 당신들은 죽은 자들이다. 미래는 그들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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