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나대로의 서재
  • 사는 곳, 바뀔 곳, 오를 곳
  • 전형진
  • 19,800원 (10%1,100)
  • 2025-12-08
  • : 3,320


입지가 말해주는 미래, 우리가 살 곳의 진짜 가치

<사는 곳 바뀔 곳 오를 곳>을 읽고 / 전형진 지음

한국경제신문 (도서협찬)

부동산은 입지 공부가 먼저다

 

이 책은 부동산을 투자나 투기의 언어가 아니라, 입지를 해석하는 기술로 풀어낸다.

교통·지형·정책·상권이 서로를 당기고 밀어내며 도시의 생명을 만든다는 사실을 저자는 현장의 맥락을 집요하면서도 명확하게 드러낸다.

특히 철도망 구축계획이 5년 주기로 고시되고, 개통까지 수많은 변수와 지연이 반복된다는 설명은 단순한 호재 분석을 넘어 ‘현장의 시간’을 직시하게 만든다.

 

주택 구조에 관한 서술도 실무적이다. 왜 판상형이 선호되고, 남향 배치가 여전히 힘을 가지며, 조망을 위해 꺾인 배치가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저자는 도면을 펼치듯 설명한다.

집이라는 공간이 감성보다 논리로 구성된다는 사실이 오히려 시적인 여운을 남긴다.

마곡의 사례는 정책이 도시의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장면이다. 산업단지 지정 하나로 비용 구조가 달라지고, 그 결정이 기업 유치와 일자리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부동산을 ‘사람이 사는 환경의 총합’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책의 결론은 단순하다. 입지는 단절된 점이 아니라, 도시를 관통하는 연결의 합이다. 주변과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상권은 사라지고, 정책과 접근성이 맞물린 지역은 오래 살아남는다. 결국 우리가 살아갈 곳의 미래는 땅이 아니라 맥락을 읽는 눈이 결정한다.

 

 

“부동산 시장에선 땅을 다지는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지역 호재로 분류한다. 그 가운데서도 교통 분야는 혁명적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특히 철도가 그렇다. 지역주민 대부분이 수혜 대상이기 때문이다.” p64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늦어진다. 공사비 등 사업성 문제로 지연되는 사례들이 많아서 일부 구간은 기존 선로를 활용하기도 한다. ~ 사업은 계속 지연된다. 해당 노선이 지나는 지자체 등에서 정차역 신설 요구가 빗발친다. 주민들의 호소를 들은 지자체장이나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 지하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수습부터 재시공까지의 문제가 만만치 않다. 정확한 개통 시점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p73

 

“판상형은 매매 시장과 분양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구조다. 새 아파트를 분양할 때도 A형 주택형엔 보통 판상형이 배치될 정도다. 가장 보편적인 게 4베이 판상형 맞통풍 설계다. 주방 창문이 거실 창문과 마주 보고 있어 맞통풍이 이뤄진다. ~ 한국에선 대분분의 집이 병적으로 남쪽을 보게 설계되는 만큼 거실이 남향이면 다른 방들도 남향이고, 그만큼 채광이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최근의 아파트 배치는 정남을 보는 형태가 아니다. 최대한 많은 세대가 남향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조금씩 꺾는다. 남동, 남서향이 그래서 나온 형태다. ~ 그런데 조망에 신경 쓰다 보면 토지이용의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배치를 꺾느라 가구 수를 줄이는 등 다른 걸 포기할 수밖에 없단 얘기다. 규모가 줄어든다는 건 분양해서 팔 수 있는 집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조합이든 시행사든 사업자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 탑상형의 장점은 이면개방 구조에서 극대화된다. 거실의 개방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실제 체급보다 집이 넓어 보이기도 한다.” p138

 

“마곡은 주거 비율이 낮고 전체 땅의 절반가량이 산업 및 업무용지로 배치됐다. 그러면서 정책의 마법이 발현되기도 했다. ~ 산업단지로 지정되면 땅을 개발하는 비용 계산이 일반 택지지구와 달라진다. 도로와 공원,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만드는 비용 일부를 국가나 지자체가 대신 부담해준다. 토지 조성원가가 내려가는 것이다. 반면 신도시에선 이 같은 비용을 LH가 모두 부담한다. 그 돈은 고스란히 땅값에 더해질 수” p161

 

“교통과 지형 등 입지적 잠재력이 큰 지역에선 주변의 개발이 지역의 가치를 높였고 비슷한 여건이지만 일대에 뚜렷한 콘텐츠가 없는 지역은 소규모 상권으로 남았다. 반대로 접근성과 수급을 무시한 채 모든 것을 인위적으로 조성하려고 했던 상권은 처참한 결말을 맞았다. 결국 주변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느냐가 상권의 생명이고, 정책은 이것을 결정한다.” p195

 

#사는곳바뀔곳오를곳 #전형진 #한국경제신문 #부동산 #입지공부 #실거주 #주거트렌드 #도시계획 #도시분석 #교통호재 #재개발재건축 #생활인프라 #상권분석 #부동산리뷰 #도시읽기 #정책과입지 #부동산기초 #부동산입문 #도시의미래 #지역분석 #책리뷰 #서평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