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를 다스린다는 건, 나를 이해하고 진짜 대화를 배우는 일
프로이트의 의자를 읽고 / 정신분석가 정도언 지음
지와인 출판 (도서협찬)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분노에 대한 문장을 읽으며 오래 묵은 감정이 일었다. 화가 치밀어오를 때마다 나는 늘 상대를 탓했지만, 그 밑바닥엔 상처받은 자존감이 웅크려 있었다. 저자는 분노를 억누르거나 터뜨리는 대신, ‘우리 안의 호랑이’를 달래듯 다루라 한다. 내 안의 화를 이해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나를 삼키지 못한다.
결국 분노의 해답은 소통에 있다. 대화를 나눈다면서도 서로의 말을 듣지 않는 현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쉽게 내뱉는 날 선 말들. 저자는 그것이 ‘통보’일 뿐이라고 말한다. 진짜 소통은 듣는 일에서 시작되고, 고독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 책은 관계에 지친 마음들에게, 먼저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하라고 조용히 권한다
이 책은 관계에 지친 우리에게 묻는다.
분노는 진짜로 타인을 향한 것인가, 아니면 이해받지 못한 나 자신을 향한 외침인가.
결국 소통이란 타인을 이해하려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의 언어를 해독하는 일이다.
우리가 자신과의 대화를 회복할 때, 세상과의 대화도 비로소 다시 시작된다.
분노를 다스리는 일은 결국 나를 돌보는 일이다.
조용히 내면을 어루만질 때, 관계도 서서히 숨을 고른다.
“마음은 마치 순두부 같습니다. 조금만 건드려도 흔들리고 쉽게 뭉그러집니다. 그리고 그 상처가 오래 남습니다. 이렇게 여린 마음을 잘 보호하기 위해 누구나 마음의 경호실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방어기제는 두렵거나 불쾌한 정황이나 욕구 불만에 직면하였을 때 스스로를 방어가히 위하여 자동적으로 취하는 적응 행위를 말합니다. .” p55
“내 안의 분노가 호랑이라면 우리에서 뛰쳐나온 호랑이를 일단 달래서 그 안으로 다시 넣는다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상상합니다. 그 후에 우리 안에서 호랑이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이어가십시오. 그것이 안전하게 분노를 내 안으로 끌어안는 방법입니다. 분노 역시 내가 만들어낸 내 마음의 자식입니다.” p137
“분노는 판단력을 흐리게 합니다. ~ 적대감이라고 하는 아주 성능 좋은 필터가 마음에 생겨서 좋은 뜻의 말을 걸러내거나 왜곡해서 나쁜 뜻으로 듣게 합니다. ~ 분노는 봉합되지 않은 자기애의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진물입니다. 상대가 나의 가치에 상처를 주면 분노를 통해 자기애를 지켜나가려 합니다. 자기애란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자 나의 가치에 대한 나의 사랑입니다.” p140
“마음이 아플 때는 자신의 무의식 속에 있는 애착 관계를 되짚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린아이처럼 변하는 자신을 차분히 바라봐줄 수 있다면 일시적인 퇴행을 겪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헤어진 그 사람에게서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은 과연 무엇인가요? 사랑 아니면 애착?” p188
“진짜 소통은 상대의 말을 내가, 내 말을 상대가 잘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언뜻 대화를 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상대방 말은 듣지 않고 내 말만 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것은 소통이 아니고 통보입니다. 대화가 없으면 외로움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 고독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인간은 고독을 통해서 자랍니다. 세상 일이 모두 즐겁고 남들과 어울리는 것으로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다면 고독은 진정으로 병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내면세계를 통합하고 정리하기 위해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p190
“가까운 사이일수록 아무렇게나 편하게 말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가까울수록 더 크게 말의 상처를 받습니다. 가까운 사이의 거친 말은 칼이나 송곳이 되어 상대의 가슴에 당장 꽂힙니다. 그리고 잘 낫지 않습니다. 내가 그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단정 짓지 마세요. 그가 나를 아주 잘 이해한다고도 믿지 마세요. 꼭 그렇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가까울수록 상대를 객관적으로 보기보다는 감정을 개입시켜 환상 속에서 봅니다. 환상 속의 나와 너, 너와 나 사이에는 말 한마디에 이해가 아니고 서로 오해를 할 소지가 커집니다.” p198
#프로이트의의자 #정도언 #지와인 #정신분석이야기 #심리학 #프로이트 #무의식다스리기 #소통과관계 #책리뷰 #책서평 #채성모 #chae_seongmo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