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에서 작가로 고달픈 직업전환사
<눈싸움을 그치고 눈사람을 만드는 이야기>를 읽고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힘든 공부시기, 고시에 떨어지고 남친과도 멀어지고, 다시 공부하고 그 때의 불안했던 마음들, 또한 변호사가 되어서도 늘상 이어지던 야근과 때론 철야까지도, 또 옳고 그름의 잣대 이기고 지는 승소와 패소의 치열한 경쟁,
친구와 마주보며 진지하게 얘기하듯 힘들었던 점들을 같이 공감할 수 있게 잘 털어놓았다. 이것도 쉽지 않았을 거 같다.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서 글쓰기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을거라 생각하기에.
작가는 어릴때부터 공부를 잘 하는 모범생으로 애로사항은 보통사람들 보다 하나가 더 있었던 듯하다. 마냥 어리광을 부리거가 때론 떼를 써서 기어이 부모님을 이길 때가 있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집에서도 직원의 마음으로 지내왔음을 통감했다." -p172
"회사 안팍에서 만나는 어른들은 언제나 '잘 하는 것'을 강조했고, 그것은 동시에 '그런데 아직은 한참 부족함'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했다. 격려는 으름장처럼 주어졌고('꼭 잘해야 한다') 위로는 옐로카드처럼 내려왔다.('이번만 봐주는 거야')" -p171
"묵직하고 뽀족한 돌멩이를 눈으로 감싸서 던지는 그런 눈싸움이요. 그런 눈을 던진 다음, 또 날카롭게 벼려진 하얀돌을 맞으며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지혈을 하고 나면 몸 곳곳에 퍼런 자국아 남았다." -p195
"내가 바랐던 승산에 대해. 한층 날카롭게 벼린 돌을 눈으로 감싸는 것이 정녕 내가 원하는 일인지." p196
파일을 삭제하고 계정을 반납하고, 그렇게 나의 흔적을 지우고. 옳고 그름의 잣대가 없는 야리꾸리한 세상으로 첫 걸음을 떼었다." -p197
지금은 다시 돌어갈 수 없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와의 친밀했던 자잘한 추억의 일상들도 글을 지루하지 않게 옛날얘기 해주듯 들어있다.
이 책은 젊은 작가 답게 책의 목차에서도 개성이 뚜렸하다. 제목들이 영어도 섞여있고, 하지만 난 어떤 글들일지 한눈에 안 들어와서 단점으로 느껴졌다.
직업을 전환하고 싶은 분들이나 법조인의 직업에 대해 궁금한 분들, 또는 직업관련 에세이를 읽고 싶은분들이 보면 좋을 듯 합니다.
#북클립1 의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하하밤 출판사의 도서 지원받아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bookclip1 #문여정 #하하밤 #변호사에서작가로 #눈싸움을그치고눈사람을만드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