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여행을 다녀온 지 20년이 지났다.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왜 이만큼의 시간이 지난 다음에 작가는 여행의 기록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일까?
당장의 여행을 계획하고 짐을 싸고 일정을 짜는 데 도움이 별로 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강산이 두 번 바뀔 시간이니 어떻게 바뀌었는지 누가 알까?
그 시간동안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우리는 그곳을 구태여 만날 필요가 있을까?
시간의 흐름동안 시간의 흔적을 나타내고 묻어내고 견디어낸 그것을 우리는 일부러 찾아가서 보려고 하는 것이 여행아닐까?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궁둥이는 어쩌면 내 몸무게의 90%쯤 차지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아... 이렇게 말하면 내 머리가 너무 비어있다는 자백이 되는 것일까? ㅠㅠ
집에서 꼼짝않는 대신 여행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책으로 보고 읽는다.
대리 만족이랄까...
사진으로 영상으로 본 그 풍경을 직접 마주했을 때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감동에 대한 반발이랄까...
무언가에 대한 감동보다 그 곳 그 자리 그 시간을 찾아가는 것에서 감내해야할 수고와 불편이 더 무섭기 때문이라고 자수하련다. ㅡ.ㅡ
작가는 요즘 중국 여행지로 잘 알려진 유명지를 일부러 거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20년 전의 여행코스는 이러했는 지 모르겠지만 들으면 아는 곳보다 모르는 곳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
게다가 당시 교통편의 열악함에 대해 마치 가지 말라고 하려는 양 시시콜콜하게 고발(?)한다.
티베트에서 험란한 히치하이킹은 물론이려니와 두자리 시간은 우습다는 식으로 시달려야 하는 장거리 버스 이동에 대한 이야기는 눈을 감게하고 고개를 돌리게 한다고 할까...
윈난에서 쓰촨으로 넘어가는 길은 버스를 여러 차례 갈아타고 가야 하는 험악한 산길이었다. 열두 시간 이상, 때로는 24시간을 꼬박 버스로 달려야 하는 구간도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침대 버스가 부지런히 도시와 도시를 오가던 시절이었다. 판즈화로 가는 침대 버스에 오르니 자욱한 담배 연기와 지독한 발냄새가 나를 맞았다. ...
냄새는 지독했다. 수시로 두통이 찾아오고, 때로는 구토를 유발했다.
p185-186, <일반인>
그저 상상만으로도 침대 버스에 대한 혐오감이 스물스물 올라오지 않는가?
아니라면 그게 더 이상하다... ㅡ.ㅡ**
여행은 단순한 구경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사람을 보게 된 청춘의 기록"이자 "정의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작가 스스로가 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 '사유의 여행' 그 자체일게다.
중국인을 만나고, 중국 문화를 접하고, 중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를 경험하면서의 작가는 청춘의 한 페이지를 투자했다.
2000년 대 초반의 사스의 창궐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이었을 지는 몰라도 작가의 삶에 큰 흔적을 남겨주었다.
중국과 우리나라 간 역사적, 정치적, 민족적 이유로 인한 갈등을 고민했던 시간으로...
작가 스스로의 눈으로 직접 본 세계의 지평을 확장한 계기이자 다양한 삶의 모습과 인간상을 경험한 시간으로 그렇게 회상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여행의 결과물을 가지고 지금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에 나는 좀 부럽다.
나보고 하라고 하면 지금이던 20년 전이던 온갖 걱정과 고민과 염려로 인해 당연히 거절할게다.
지킬 것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걱정도 많다는 말인데 이런 생각 하나도 난 내내 끼고 사니 말이다.
오늘 작가의 시선을 통해 중국을 돌아본 것으로 만족하련다. ㅡ.,ㅡ
이상향은 현실이 아니라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받을 수 있는 곳, 때로는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있는 곳, 그래서 오히려 아무 걱정이 없는 곳, 거기야말로 샹그릴라였다. 문득 여행의 끝에 닿게 될 그곳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아직은 돌아갈 때가 아니었고, 그날을 기대하며 다시 발걸음에 힘이 붙는 걸 느꼈다.
p182, <잃어버린 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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