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그림자 마녀>
아이들 동화에나 나올만한 이름의 마녀 되시겠다.
딱 그런 마녀다.
그림자 나라에 마법사 오빠와 마녀 누이동생이 살았다.
동생 마녀에게 화가난 마법사 오빠는 그녀를 가두어놓고 힘을 봉인해두었다.
그런 마녀를 구하겠다고 나선 이가 있었다.
바로 불의 나라의 불잉걸 왕자였다.
현자와 요정의 도움을 받은 그는 요정이 만들어준 투명 망토를 입고 마녀가 갇혀있는 어둠의 동굴로 가서 마법사를 물리치고 마녀를 구해낸다.
그리곤 불의 나라로 그림자 마녀와 그녀를 따르는 이들을 데리고 돌아와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았다... 끄읕...
전형적인 백마탄 왕자와 신데렐라 공주이야기다.
옮긴이는 이렇게 말한다.
<그림자 마녀>의 서사는 당시 시대상을 고려할 때 상당히 파격적입니다. 19세기 영미권에서는 노예제가 여전히 합법이었고, 여성에게는 참정권조차 없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시대에 쓰인 이 소설이 주어진 환경을 벗어나고자 하는 인물, 그것도 여성이라는 형상을 통해 그려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p279, '옮긴이의 말 - 그림자 속에 머물다, 그림자 밖으로 나가다'
옮긴이가 말하듯 소설 속 '그림자 나라'는 여성이 억압받고, 자유가 침탈된 곳의 은유로 해석된다.
그리고 그 곳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자, 그림자 마녀는 당시의 차별의 대상인 여성이며, 약자를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되니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한 고발이자 비판의 목소리라고 읽을 수 있겠다.
더불어 다른 신데렐라식 로또맞은 여성 이야기와 다른 점을 찾을 수 있겠다.
우선 그림자 마녀라는 설정이다.
마녀라는 대상이 사회적으로 멸시와 경멸의 대상이면서,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것을 생각하면 소설 속 그림자 마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오즈의 마법사'에서 나오는 착한 마녀 글린다의 이미지가 아니다.
회색빛 마녀... 착하고 이쁜 이미지는 아닌게다.
그림자 마녀는 어둠의 동굴에 갇혀있다 불잉걸 왕자와 함께 빠져나오면서 점차 그전에 가지고 있던 마법의 힘을 되찾아간다.
마법사 오빠와 대적하는 동안, 굴뚝 바람과 대치하는 동안은 조금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잔뜩 꼬인 연기와 잿빛 고블린을 상대하는 동안에는 왕자가 이들을 물리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상당히 적극적이고 당찬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할까.
그러면서도 그림자 궁전에 도착하면 왕자와 이별을 아쉬워하면서도 왕자에게 고백하거나 적극적으로 대시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양면적인 모습을 다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면이 없지는 않다.
그림자 마녀는 불의 나라로 가서 왕자와 결혼하면서 변신한다.
길게 늘어진 회색 망토가 영영 사라져 버리더니 영광의 망토가 그 자리를 채운 것입니다. 진홍색 바탕에 장미와 자수정이 수놓인 망토 위, 다채로운 색조가 아름답도록 빛났습니다.
p275-276, 제16장
어쩌면 그림자 마녀가 불의 나라로 옮겨갔다는 사실은 암울했던 그림자 나라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라 해야겠다.
이렇듯 지난 시간의 것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읽힌다.
그녀가 마녀라는 사실을, 존재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아보인다.
왕자는 그녀를 계속 마녀라고 부르거든...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그녀에게 그녀를 따라간 많은 그림자들과 함께 왕자와의 행복한 시간들이 함께 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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