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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의 서재
  • 당신 아들, 문제없어요
  • 이성종
  • 13,500원 (10%750)
  • 2020-06-20
  • : 457
와아ㅋㅋㅋ 제목부터 목차 소개까지 다 1도 공감이 안 된다. 무슨 평행우주의 한국에서 사는 분이 쓰셨나? 문제 없는 그 아들들의 범죄율 어쩔 건데. 왜 딸들을 걱정과 불안 속에 저녁 외출은 커녕 공공 화장실도 맘편히 못 보내게 됐는지 저자가 알기는 할런지. 남범죄자 연령이 한없이 내려가고 있고 한국은 손놓고 있는데 반해 외국에서는 한국인 남범죄자 때문에 처벌연령을 낮춘 사례까지 있는 지경이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온통 망신살인 뉴스를 매일 듣고 있다. 남조카가 걱정스러운 입장에서 이런 식의 둥기둥기 우쭈쭈가 손정우 정준영 조주빈을 낳았고 오히려 아들을 망친다고 본다. 시의적인 측면에서도 이런 제목의 책이 나와서는 안 된다.
필요한 건 "부둥부둥 잘하고 있어"가 아니라 제대로 된 페미니즘 교육, 성교육인데 그 말 한 마중물샘 욕하는 민원이 쇄도해서 업무마비 수준이었다지? 교육과정이 아들에게 불리한 게 아니라 문명인 교육에 실패한 거겠지. 그 교육과정이 불리한 건 아들(?)인데 취직은 딸들에게 말도 안 되게 불리하니 그것에 대해서도 책 좀 써주시길. 남초 교사도 아니고 공학 교사일텐데 저자의 편협한 시각을 보니 학급의 성차별이 우려될 정도다.
하다하다 여성 양육자 여교사 탓을 하는 것도 기가 찬다. 남자들이 주로 교사하던 시절 있었지 말죽거리 잔혹사라고 영화에도 나오던데 그 시기에 향수가 있는건지 궁금하다. 내 아버지도 매로 학생들을 다스리던 시기를 매일 그리워 한다. 서울대 입학 조건에 "아빠의 무관심"이 필수적이란 얘기를 듣고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통념만도 못한 '남의 탓'으로 보인다. 남조카와 형부, 내 아버지를 봤을 때 남의 탓이 특기로 보이긴 하더라. "잘 되면 제 탓 안 되면 남의 탓(주로 여자탓)" 자녀 교육을 도맡았던 내 아버지와 독박육아시키고 있는 형부도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아내 탓을 하더라고. 아들의 불화와 말썽이 여교사들이 많은 탓이라면, 남교사들이 우세했던 윗세대들이 모범을 보인 선례라도 있다는 뜻인지? 기대는 안 된다만 이 책에 저자의 발언을 입증할만한 유의미한 통계라도 있을까? 아마 보고 싶은 것만 자의적으로 보는 저자의 경험이 주일 것 같다. 초등교사를 40년 가까이한 내 아버지가 그렇듯이.
"초등 고학년, 중고등학교까지 욕의 전성기"라니 조금도 모르겠네 그 뒤로 욕사용의 빈도가 줄어들기라도 하나 ㅋㅋ 한국영화만 봐도 성인남자들이 말끝마다 욕을 쓰고 있고 공공장소에서도 고성방가로 욕을 지껄이는 소리에 불쾌해서 자리 옮긴 경험이 많다. 아이와 다닐 때 남자들의 공공장소 흡연 때문에 매일 스트레스인데 칼맞을까 무서워서 지적 한 번을 못해봤다. 내가 아무리 커피를 좋아해도 그 향기가 발암물질이라면 절대 공공장소에서 뻔뻔히 못 마실텐데. 그 남자들은 뭐가 문제일까? 아들들에게 "잘 하고 있다"는 격려보다 공공 에티켓같은 교육 좀 잘 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아들은 문제가 없고 교육이 문제라며 "확인하고 또 확인하라"니 대체 이게 문제가 아니면 뭔가 문제란 말인가. 이게 얼마나 어렵고 지치는 일인지 엄마들은 안다. 몰라서 못하는게 아니라 알아도 못 하는 거다. 저자는 엄마들을 이거 하나 몰라서 안 하는 바보로 보는 듯 하다. 그게 힘들어서 학원가나 학습지, 과외로 애를 맡기게 되는 거고. 엄마든 아빠든 생업과 집안일, 동생 육아 등 다망하여 온종일 애만 보고 있기 힘든 현실이다. 슈퍼우먼 방지법이라고 들어나 보셨을라나?
이렇게 무엇 하나 스스로 하지 못하는 아들은 문제가 많은 거 아닌가? 참 쉽게도 "문제 없다"고 써놓고 "우리 엄마는 매일 확인하신다"라는 엄격한 통제와 관리가 필요하다니 아들들은 정말 문제가 많다는 확신이 든다. 그런 유머가 있었지 "게장 밥도둑 아님 내가 지켜봄" "바보야 지켜보고 있으니 안 훔쳐가지" 지켜보고 있을 때 잘 하는 건 도둑도 마찬가지라서 생각난 듯.
'상남자'라는 어휘 선택도 퇴행적이다. 상남자라는 단어 마초적, 폭력적인 남자 지칭하는 욕 아닌지? 적어도 나는 욕으로 쓰고있다.
모 가수의 콘서트 내 성희롱이 기사화되고 문제되었을 때 나도 팬으로서 실망하고 "이 일을 계기로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팬덤 내에서는 "우리 ㅇㅇ하고 싶은 거 다 해"라는 말을 종종 쓰던데 나는 누군가를 좋아할 때 단 한 번도 저런 심정이었던 적이 없었다. 오히려 실수할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이 컸는데 말을 막 하는 거 같아 못 미덥기도 했던 거 같다. 연배가 훨 많은 남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그 기사났을 당시 반면 팬페이지 분위기는 "움츠러들지 말고 성적농담 더해달라"느니 "엄마가 콩 했는데 남들이 아동학대, 가정폭력이라 하는 것 같다"느니 가관이었다.
진짜 사랑하고 미래를 걱정한다면 더이상의 부둥부둥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아들들은 이미 충분히 필요이상으로 딸들에 비해 어린애 취급을 받아왔다. 지금까지 한국은 아들 교육에 실패했다는 현실인식이 우선 필요하지 않나? 아들은 문제가 없고 여교사 여성 양육자라서 아들의 내면을 못 알아채줬다 탓하더니 그렇다고 아빠가 나서서 교육해달라 조언하는 것도 아니고 엄마들이 "확인하고 또 확인하라"고?
어휴 (절레절레) "일하시는 어머님들 자녀와 못 놀아줘서 미안하시죠?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이와 놀아주세요."라며 맨스플레인했던 혜민스가 생각난다. 앗차 혜민스는 굉장한 베스트셀러 작가님이시지? 이런 게 팔리는 스타일의 화법인걸까?
소셜 미디어의 범람으로 범죄자의 연령은 점점 어려지고 딸들은 그만큼 위험에 더 노출되고 있다. 초등 고학년인 남조카의 친구가 여학생에게 성적이고 폭력적인 문자를 보냈을 때 남교사가 한 말이란 "그 여학생도 모범적인 아이는 아니다 화장도 벌써 하고 다니고... "였다. 물론 학생의 화장은 반대하지만 (근데 이거야말로 여아들의 탓이 아니다. 슈돌같은 예능을 포함해 여아 장난감, 만화, 아이돌 등 온 세상이 여아에게 화장 권하고 싶어 안달이 나있으니 그런 유아 화장 광고 자제 좀 plz;;;)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백퍼센트 순진무구한 피해자가 아니면 가해자의 죗값이 덜어지기라도 하나? 그 남학생을 꾸짖어야 마땅할 상황에 피해자의 단점을 찾으며 남학생의 죄의 무게를 덜어주려는 남교사라니 이제 제대로 된 교육이라고 생각하나? 특별히 이상한 남교사가 아니라 내 남조카가 좋아하는 남교사였고 한국의 어느 초등학교에서든 있을 법한 일이다. 저자와 같은 기성 세대라면 책임감을 가지고 반성부터 시작해야지, "넌 잘하고 있어"라고 책을 출간하여 부추기고 있을 시기는 아니다. 근거는 연일 쏟아지는 한국의 신문 기사.
이 책을 읽을 시간적 여유가 있는 아들 양육자와 교사들께 이창동 감독의 <시>를 관람하시길 추천드리고 싶다. 양심의 가책까지 오롯이 외할머니인 여자만의 몫인 게 아주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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