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해외토픽에서 저 사진을 보고 허스키가 뭔가 포기한 듯한 겁먹음이 보여서 웃은 기억이 있는데 책이 나올 줄은 몰랐다
책 소개를 봤지만 그래도 저 북극곰과 허스키의 사진 구도가 나올려면 곰과 허스키가 뭔가 인연이 있다거나 둘이 좀 친한 사이라거나 사연이 있겠지 싶었는데 그런 거 없고 재들은 정말 첨 보는 사이 맞더라
친구라기 보단 곰이 허스키를 안을 때 양 손을 조심스럽게 안아서 다른 곰에게 보여주는 걸 봤을때

마치 인간이 애완견을 다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님 암컷인데 새끼를 잃은 경험이 있어설까?
털이 있어서 친근감을 느낀 걸까 바다사자는 털이 없이 미끈하니 맛있어 보이지만
같은 털과라서 털끼리 교감을 하나 기적을 믿지 않으니 기적을 보여주는데도 자꾸 의심스럽기만 하다
800키로나 나가는 곰이라 손 하나가 허스키 몸통만 해서 그런지 뭔가 겁먹은듯 포기한듯
얌전히 안겨 있는 개들을 보니 웃기면서도 안스럽고 말라서 홀쭉한데 개들과 좋다고 뒹구는 곰을 보니 재가 넘 굶어서 오락가락하나 싶기도 하지만 인간인 나는 동물의 감정을 알 수가 없다
영하 삽 십도가 넘게 눈보라 치는 추운 곳에서 줄에 묶여 있다가 덩치 큰 곰이 곁에 왔을 때
느꼈을 개들의 감정도
앞으로 자기들이 삼 십년 후에 멸종될 운명인지 모르는 반 년 넘게 쫄쫄 굶은 배고픈 북극곰의 감정도..
십 분이면 읽는 내용이지만 여운이 있는 내용이라 가끔씩 손에 잡힐 때마다 후루룩 보기 좋은 사진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