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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옥님의 서재
  • 내일은 해가 뜬다
  • 고재현
  • 12,600원 (10%700)
  • 2024-02-16
  • : 600

<내일은 해가 뜬다>

 

우리나라만큼 짧은 시간에 촘촘하고 복잡한 현대사를 겪은 나라가 있을까?

8.15 광복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급격한 변동의 시기를 겪는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산업화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격동의 시기를 온몸으로 맞았다. 그때 그 시절을 우리 아이들은 알까?

 

<내일은 해가 뜬다>는 나의 부모 세대가 학생이었던 70년대 한국을 담고 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인권이 유린당하고, 살기 어려웠던 세상을 초등학교 6학년 은주의 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저곡가 정책과 새마을 운동으로 은주네 가족은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된다. 서울에서 멋진 삶을 꿈꾸던 은주네 가족은 가족과 같던 동네 사람에게 전세 사기를 당하고 길바닥에 나앉는다. 간신히 방 한 칸을 얻어서 살게 되지만, 사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잠잘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여 장롱 안에서 잠을 자야 했고, 대식구가 밥 먹기에 상이 너무 비좁아 순서대로 숟가락을 들어야 하는 촌극도 겪는다.

 

멀미가 심한 17살 맏이 금주는 버스 안내양으로 취업하여 돈을 벌었지만, 사고로 다치게 된다. 밀린 육성회비로 언니 병원비를 내야 했던 은주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블라우스 공장 보조(시다)로 취업한다.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며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고 들이마시며 일하는 13살 은주는 일할 때도, 집에서 잘 때도 다리를 펴지 못한다.

자기 때문에 연탄가스를 더 많이 마시게 되어 스스로 일어설 수 없게 된 남동생 화성이를 보며 죄책감이 은주의 마음마저 움츠러들게 했다. 잠 잘 공간이 부족하니 아버지는 공사 현장에 몰래 들어가 잠을 잤고 그 바람에 도둑으로 몰려 경찰서에 잡히기까지 한다.

 

어린이의 인권 따위는 존재하지 않은 시기, 그리고 노동권도 전혀 보호받지 못한 시기에 은주는 억울한 일을 연이어 겪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싱사 정순정을 만나게 된다. 정순정은 2번 재봉사, 7번 시다 등 번호로 불리고, 기계처럼 일만 하던 그들에게 이름과 노동권, 교육이라는 희망을 전해 준다. 은주네 가족에게 내일의 해가 뜨게 될까? 은주의 희망처럼 비가 멈추고 해가 내리 쬐는 밝은 내일이 오도록 어린이 독자가 응원하며 읽기를 바란다.

 

두 명도 다둥이가 되어버린 2024년도를 살고 있는 우리 어린이들이 형제와 자매를 위해 희생하는 어린 언니(누나), 오빠(형)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문학의 가장 큰 효용은 인물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거다. 잊어서는 안 될 현대사에 존재했던 또래를 만나 그들과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 세대 간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는 요즘, 우리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고, 윗세대와 소통의 통로가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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