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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하루
  • 바사라 산 스케치 통신
  • 스즈키 마모루
  • 10,800원 (10%600)
  • 2008-02-05
  • : 170

늙어서도 젊어서도 숲에서

[읽는하루 1] 숲에서 피어나는 이야기


《바사라 산 스케치 통신》

스즈키 마오루

이규원 옮김

한울림어린이

2008.1.25.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사람은 숲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어머니 품이고 보금자리인 숲이 있어야 사람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숲은 차츰 사라지고, 논밭도 어느새 줄어들고, 태양광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찻길이 늘어나고, 높은 집채가 더 솟는다.


  마음에 돋는 별처럼 숲을 찾아본다. 마음을 밝히는 별처럼 숲에서 살림을 하는 나를 돌아본다. 올해(2026년) 여름은 가뭄이 길어서 소나무도 누렇게 말라간다. 이러다가 여름더위에 소나무마저 저절로 사라질지 모르겠다. 안동 멧골에서 지내다가 대구로 나와 보면, 길가에 선 나무조차 손바닥만큼밖에 흙을 못 누린다. 아스팔트와 보도블록 탓에 너무 좁고 작은 구멍에서 뿌리를 뻗을 데도 못 찾을 듯하다.


  적잖은 사람들이 정년퇴직이나 은퇴를 하고서 봇물 터지듯 시골살이를 하려고 떠나곤 한다. 젊어서는 숲을 품지 않다가 늙어서야 비로소 숲을 찾으려고 한다. 젊어서 도시에서 지친 몸과 사람물결에 치인 마음을 숲에서 달래려고 하는 듯하다. 그런데 젊을 적부터 숲에 깃들면 몸이 지치거나 마음이 치일 일도 줄거나 없지 않을까? 젊어서부터 숲과 시골을 품는 길은 없을까?


  《바사라 산 스케치 통신》은 내가 지내는 시골과 다르지 않은 삶을 보여준다. 일기 같고 동화 같고 그림책 같다. 아마 일기이면서 동화이고 그림책이겠지. 이 책을 쓰고 그린 분은 여태 그림책을 숱하게 냈는데, 하나같이 푸른빛으로 물결치는 이야기가 흐른다.


  늘 지켜보고 마주하는 하루를 담아내는 책인데, 늘 숲을 지켜보고 숲을 마주하는 하루이다. 그래서 온통 숲살림 이야기이다. 요즈음 어린이한테는 낯설 수 있고, 요즈음 어른한테도 낯설 수 있겠지. 그렇지만 우리 모두 숲을 품으며 살아가는 사람일 적에 스스로 빛난다는 이야기를 배울 만하다고 느낀다. 먼나라를 여행하는 이야기보다는 숲에서 나무를 지켜본 이야기로 우리 스스로 살린다. 멋스런 카페를 찾아다닌 이야기보다는 숲에서 새를 살펴본 이야기로 우리 스스로 깨운다.


  나는 오늘 안동 멧골집에서 무슨 이야기를 느끼면서 쓸 수 있을까. 나는 안동 멧골집에서 지내다가 대구 시내 아파트로 살짝 쉬러 나오면 무슨 하루를 느끼면서 말할 수 있을까. 《바사라 산 스케치 통신》을 써낸 스즈키 마모루 님은 모든 쪽마다 숲짐승과 숲풀꽃과 숲나무 이야기를 적었다. 나도 이렇게 멧골에서도 대구에서도 숲내음으로 푸른 이야기를 적어 보고 싶다. 


2026.8.15. 숲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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