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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300쇄 기념 한정판)
- 조세희
- 9,900원 (10%↓550)
- 2000-07-10
- : 43,963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짧게 단편만 다뤘었지만, 책은 미처 읽지 못했었는데 부산대 교양필수 강좌 ‘고전 읽기와 토론‘ 수업시간에 이 책으로 독서퀴즈를 한다고 해서 이를 계기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의 구성은 12개의 에피소드로 되어있으며, 각각의 에피소드의 내용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등장인물은 난장이 가족을 중심으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치상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1970년대의 사회 구조 상을 대표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난장이의 가족들은 조상 대대로 노비이기 때문에 가난을 대물림 받았으며 이를 극복하고 벗어나려 노력하지만 이는 좌절되고 만다. 반면 그 반대의 윤호, 인규, 은강회사 사장의 아들인 경훈은 위로부터 물려받은 막대한 부를 통해 고액의 학원에 다니고 과외를 받으면서 해외로 유학까지 가는 부유함을 누리며 산다. 나는 이러한 빈익빈 부익부의 현실상황에 대해 분노하며 읽으면서, 1970년대뿐만이 아닌 현대와도 관련지어 생각해 보았다. 요즈음 ‘흙수저’다 ‘금수저’다 하는 말들이 사회적으로 많은 만큼 ‘빈인빈 부익부’ 현상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능력만큼 배워 벌고 재산을 축적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겉으로 보기에는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고 모두의 권리가 동일하게 보장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 내막을 들여다본다면 가진 자는 더욱더 부유해지고 못 가진 자는 더욱더 가난해져서 이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신분상승이 불가능해져 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빈부격차가 일어나는 것은 어쩌면 사회가 존재하는 한 항상 따라다니며 사라지지 않는 사회적 문제로 완전히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없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회 구조적 모습을 바꾸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다가 부의 세습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를 잘 만나서 자신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재산을 상속받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상속의 일정부분을 매겨 상속세를 거두고 이 돈을 가난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쓰도록 하는 것도 일조의 한 방법이 될 수도 있고, 부자들에게는 세금을 많이 걷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돈을 적게 걷어 부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1970년대 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내가 그 당시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끔 했다. 하루 24시간 중 10시간 이상인 절반가까이 있는 시간 동안 일하고서는 그에 적합한 임금을 받지 못한다. 또 노동환경도 좋지 못해 노동자들의 기본 생존권인 건가에 위협을 받기도 한다. 반면에 고용자들은 계속해서 부를 축적해 가면서 자기 뱃속 채우기에 급급해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조차도 아예 무시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노동자의 대표인 영수가 했던 ‘살인’ 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이 어쩌면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영수의 살인사건에 대해서 재판하는 재판장에서는 경훈이의 시점이 나오는데 이는 가진 자의 측면에서 노동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노동자들을 게으르고 무능하게 바라보며, 그들을 위한 대우뿐만 아니라 아예 공감조차도 하물며 연민의 감정조차도 없는 사용자가 너무 심술 고약 하다고 생각되었다.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대립은 현재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나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사장이 최저시급도 주지 않아서 이를 따지다가 알바자리를 잘린 경험이 있다. 그래서 더욱 노동자들의 상황과 심정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노동을 제공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사용자들이 해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고용주들의 이기적인 욕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다면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상호 간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법을 제대로 숙지하여 사용자는 부당하게 노동을 강요하지 말고, 노동자들도 합법적이지 못한 노조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힘이 아닌 말과 마음으로 싸워야 하는데, 이는 서로 이해하며 배려해주는 감동적인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것만이라도 잘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서로 발전하는 성공적인 노사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970년대의 사회 구조적 문제들이 현재에 와서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끼며 이러한 현실이 바뀌기 위해서는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짐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미래에는 난장이 가족들처럼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는 근로자들이 줄어들고 결국엔 모두가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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