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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자는 없어
  • 김지현
  • 13,500원 (10%750)
  • 2026-01-05
  • : 1,790
'지방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지겨운 지안,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어 하는 해민, 학교를 포함해 거제를 떠나고 싶어 하는 수영. 이제 막 고1이 된 세 친구의 고민은 지방에 사는 학생들이 오래도록 품어온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별명은 흔히 친구들 사이의 친밀함을 드러내는 표현이거나, 때로는 악의적인 괴롭힘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이름 대신 별명이나 수식어로 불리는 동안, 자신을 잃어버리고 본질이 가려질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유자빵으로 유명한 빵집의 둘째 딸 유지안은 '유자' 혹은 '전교 1등(소규모 중학교에서의 전교 1등이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강조한다)'이라는 수식어로 불린다.누군가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올 때마다 흠칫하는 지안의 모습이 안쓰럽게 다가온다. 누군가를 부르고 가리키는 일에는, 그만큼의 숙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대목이다.
서울에서 전학 온 해민은 어떤 무리에도 속하지 않지만, 자기만의 생각이 분명한 인물이다.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닌 경험 속에서 '정착', 곧 고향이라 부를 수 있는 장소를 갈망하며, 다른 두 인물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욕망을 보여준다.
수영은 부산 예고 입시에 실패한 뒤 일반계 인문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동안 부유한다. 그러나 그림을 계속 그려 나가며,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서서히 깨닫게 된다.

세 친구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주변 인물들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타인에게서 배울 점은 기꺼이 받아들이고 버려야 할 생각은 과감히 내려놓을 줄 안다는 것. 어쩌면 이들은 이미 충분히 강인한 인물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거제도 출신 방송 작가 이혜현이라는 인물이 있다.

거추장스러운 수식어를 버리고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작위적이지 않다. 나를 잃어버릴 것 같을 때, 막막함이 엄습해 와 가슴이 답답한 친구들에게 이 소설을 추천한다. 가뿐해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유자는 없어
# 2026. 1. 10. ~ 2026. 1. 12.
# 4.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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