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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 렌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 12,420원 (10%690)
  • 2021-08-05
  • : 288

제목을 보고 손 한 번 안 뻗어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직장인, 취준생, 청소년 등 나이와 직종을 구분하지 않고 꽤 많은 이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부러워할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어릴 적부터의 꿈을 이루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정작 성취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 일하고 있을 때는 물론이고 심지어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때조차도 "아무것도 하기 싫다!"라고 외치곤 한다. 어쩌라는 건지 지금의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나날들이 많아 안개 속을 걷는 것만 같다.

 

p.20 쌓이는 스트레스가 수당처럼 반영되어 보수도 올라가면 좋은데 그건 쉽지 않다. 따라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의 양이 내가 받는 보수의 양을 추월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와서 그 일이 하기 싫어진다.

 

이 문장을 읽고 조금은 납득할 수 있었다. "그래. 내가 이렇게 개고생하는데 월급은 그만큼 주지도 않고, 내가 봉사활동 하는 사람이냐!“

내가 일한 만큼, 스트레스를 받은 만큼의 보상을 해주지 않는 현실에 화가 났던 것이다.

작가도 이런 부조리한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자유와 행복을 찾아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과감하다고 할까 무모하다고 할까? 타인의 평가를 잣대로 삼지 않는 작가에게는 별 타격이 없을 테다. 실제로 의뢰를 수행할 때도 봉사활동이나 서비스 제공의 활동이 아니므로 작가 자신은 아무런 감정이 없다. 의뢰인들이 어느 부분에서 멋대로 감동을 받고 후련함을 느낄 뿐이다. 이 점이 참 재미있는 부분이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의 사례들은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의도치 않게 여러 사람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작가는 혹여라도 자신의 평가가 높아질까 가끔 평가 절하를 위한 셀프 디스를 펼치기도 한다.

 

p.67 –그러니까 아무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책을 다 읽고 작가의 트위터를 구경해보았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안전하고(?) 흥미 있을 법한 의뢰를 골라 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가장 최근의 의뢰는 파워 스폿 순회 동행, 성전환 수술을 받은 사람의 생일날 케이크 같이 먹기였다. 매번 다른 사람을 만나 매번 다른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즉 변화가 있는 삶을 원하는 작가가 착실히 자기 삶을 잘 살아가고 있었다. 이 사람의 삶에 대한 평가는 무의미하다. 다만, 본의 아니게 다른 이들의 위안이 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꾸준히 찾는 상황을 보고 독자는 꽤나 깊은 생각에 잠기리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책은 자신이 무능력하다는 생각에 좌절하고 있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만 같아 초조함을 느끼는 사람,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사람, 꿈을 정하지 못한 상황에 나만 뒤처지는 거 아닐까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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