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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양심

1. 오늘은 11월 18일. 토욜은 원래 한가하게 늦잠을 자는 날인데, 아침에 사무실에 나가 뭔가를 끄적거려야 한다. 두어 시간이면 충분한데 이걸 하자고 아침에 가야 해서 좀 빡친다. 원래 우울한 11월인데...

사실 난 11월이 제일 싫다. 모든 안 좋은 일들이 11월에 발생했더랬다. 내 시간에서 말이다. 가장 끔찍한 일은 11월에 내가 입대했다는 거. 이때부터 11월 악몽은 시작된 듯하다. 그도그럴 것이 11월마다 수능을 치러져서일 거다. 내가 수능을 안 보더라도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하고 바로 그날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수능 문제를 풀어야 했다. 이 무슨 지랄맞은 짓인지...지금은 망한 회사인데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이 X같은 일을 시켰다. 젠장~

회사가 망한지 10년도 넘었지만 그때의 트라우마는 수능때만 되면 되살아나서 습관적으로 문제를 대충 훑어 본다. 이런 짓도 이제 점점 하지 않아 작년 올해는 셤 쳤나부다....라고 생각하고 끝.


2. 오늘 열라 춥다.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듯하다. 아침에 나오는데 칼바람이 장난 아니다. 헤링본 재킷에 알파카 코트까지 입었지만 귀때기까지는 가리지 못해 귀가 너무 아프다. 올해 역대급으로 춥다는 예보가 있어 반신반의 했는데, 정말 올 겨울은 추울듯하다. 벌써부터 눈이 내리고 추우니...


3. 굥이 수능 킬러문제를 없애라고 해서 표면적으론 없앤 듯하다. 그렇지만 킬러 문제는 제시문이 아닌 선지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에 이번 수능은 불수능이 된듯하다. 제시문이 평이하니 난도를 맞추기 위해 최대한 선지에 함정을 파서 매력적인 오답을 구성해야 하는데, 이게 이번 수능에 통했던 듯...어쨌거나 수능 치신 분들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빈다~


4. 오늘 오후에 세종미술관에 가야 한다. 시민대상 미술작가에 선정되어 작품이 전시되고 있기에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도 볼 겸 둘러볼 예정. 정말 바쁘게 한 해가 가고 있다. 5월부터 전국공모에 응시했다. 미술대전은 10개 응모해서 8개 입상했고, 작가선정 공모는 11개 응모했는데 5개 선정됐다. 선정되고 상을 받는 건 좋은 일이지만 글쓰기 공모와 다른 점은 후속 작업이 아주 거추장스럽다는 거다. 일단 입상이나 선정이 되면 그림을 포장하여 해당 전시장까지 그림을 갔다놔야 한다. 이걸 반입이라하고, 전시가 끝나면 가져와야 하는데 이게 반출이다. 그림 반입과 반출이 사람을 얼마나 지치게 하는 지 전혀 몰랐다. 개인전의 경우는 더 끔찍하다. 그림 디피와 홍보물까지 작가가 모두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전시 기획도 해야하는 공모도 있다. 뭐 내 노동투여야 그럴 수 있다 치지만 여기에 돈이 들어간다. 하나부터 끝까지 다 돈이다. 젠장~ 

작가들이 미술하지 말라는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은 참 빨리 가고 내 창작물이 쌓여가는 보람은 있다! ㅎㅎ


5. <바람의 그림자>를 다 읽었다. 재미는 있었지만 더이상 사폰의 작품은 읽지 않을 듯하다. 재미와 짜증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드문 경험을 했다. 희한하게도 판본이 문지에서 문동으로 바뀌었다. 내가 읽은 건 문지판 2권짜리고, 요즘 나오는 건 문동판이다. 문지에서 판권을 팔았나? 보통 문학에서 베스트셀러면 한 출판사에서 100쇄까지도 찍는게 보통인데 사폰의 저작들은 아닌가 보다. 어쨌거나 <바람의 그림자>는 아주 재밌는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허나 완성도 높은 작품은 아니다. 리뷰를 쓰고 보니 이에 대한 투덜거림이 됐다. 뭐, 워낙에 뒷북이라 이런 리뷰도 있어야 구색이 맞춰지니 나름의 가치는 있겠다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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