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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rans님의 서재
  • 집 떠나 집
  • 하유지
  • 10,800원 (10%600)
  • 2016-03-31
  • : 87

이 소설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어떤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봤더니 다음과 같은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집을 떠나 자신만의 별로 향하는 이야기'


소설 <집 떠나 집>은 주인공 오동미가 어느 날 갑자기 집을 가출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무직(또는 실직, 퇴사). 얼마 전에 남친과 이별함.


이러한 설정은 (왜 그런 지) 소설 속 많은 스물아홉 싱글 여성들에게 공식과도 같이 자주 보이는 설정이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비슷한 이야기는 보고 싶지 않다는 기우는 다행히 책장을 넘기면서 조금씩 해소가 되어갔습니다.

이야기 전체의 전개를 끌어가는 것은 주인공인 동미였지만,

주인공만이 중심이 아니라는 것이 이 소설의 위안이었다고 할까요.

이야기의 구성은 집을 가출한 동미가 우연히 길에서 고양이 한 마리(보키)를 만나고,

보키를 따라간 곳에서 자신이 일하게 될 카페를 발견하고,

거기에서 자신과 함께 일하게 될 사람들(봉수, 나리)를 만나고, 이웃(리경, 선호)을 만나는 순서로 동미의 동선을 따라 카메라를 움직이듯 배열되어 있습니다.


집 안에 갇혀있던 동미의 관계가 사람과 사람으로 확장되어가면서

처음에는 조연으로 보였던 인물들이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주연이 되기도 하고,

주연으로 보였던 동미의 이야기는 잠깐 쉬었다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아무런 대사가 없는 고양이 보키마저 주연이 되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그런 작가의 따듯한 시선을 처음부터 온화하게 받아들이기는 사실, 힘들었습니다.

'뭐야, 이거 완전 동화잖아. 결국에는 다 같이 하하 호호 손잡고 해피엔딩이네.'

냉소를 던지고 싶기도 했습니다만, 마지막 페이지 작가의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보는 독자까지 좋은 사람들로 만드는 작가라면, 이런 이야기를 쓸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좋은 사람들로만 가득한 <집 떠나 집>은 여러 가지 면에서 판타지인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세상을 버티지만 말고 느껴도 보기를, 나 또한 그렇기를’

바라는 동미의 다짐 역시 지켜질 수 없는 약속인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냉소를 조금 버리고 보면 이 소설은 특별하게 보입니다.


첫 장의 ‘가출’이라는 단어를 ‘독립’으로 바꾸고,

동미가 찾게 된 ‘별’이라는 단어를 ‘진정 원하는 것(욕망)’으로 바꿔보면

이 소설은 스물아홉 여성 오동미의 성장 드라마라고도 볼 수 있으며, 여기에 희망이 있다고도 생각됩니다.


고양이든, 사람이든, 스물아홉 동미이든, 흰머리가 돋아나는 마리 아줌마이든,

성장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지는 권리이며 희망이니까요.


4월 초에는 해가 저문 저녁의 골목 풍경을 무심히 묘사한 표지처럼

깊은 밤의 달달한 코코아 한 잔 같은 소설 <집 떠나 집>을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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