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채터링)
새 : 오늘은 전할 말이 뭐냐, 짹?
내가 비밀 하나 얘기해 줄까?
새 : 무슨 비밀?
나, 욱하면 헐크로 변한다. 헐크가 뭔 줄은 아냐?
새 : 나 안다, 헐크. 녹색 덩치. 근데 어쩌다 그렇게 변했냐?
병원 갔는데 선생님이 자꾸 여기저기 찔러대서 순간 욱하고 정신줄 놨다.
새 : ... 화가 난 게 아니고 무서워서 그런 거 같은데.
에헤, 무섭다니! 내 사전에 무서움이란 단어는 없다! 내가 선생님을 뒷발로 뻥 차버리고 그대로 미친 듯이 뛰어다니다가 이동장으로 쏙 들어갔다. 아저씨가 그러더라.
새 : 무서웠던 거 같은데.
이 새대가...(꿀꺽) 아니... 내 눈을 봐봐! 초록색이잖아! 이 눈 어디에 겁대가리 같은 게 있겠냐?
새 : 온몸이 초록색으로 변했냐?
털은 그대로였을걸. 어쩜 피부가 변했을지도.
새 : 힘이 세졌냐?
뒷발로 선생님 물리쳤으니까 조금 세지지 않았을까?
새 : 성질만 지랄맞아진 거 아니고?
... 너, 많이 컸다. 말도 제법 잘하고.
새 : 조두의 전성시대가 왔으니까. 뭐, 말만큼 힘이 세졌다고 해줄게, 짹.
말 본 적 있냐? 말이 어떻게 생겼냐?
새 : 헐크는 아는데 말은 모르냐?
TV에서 본 적이 없거든.
새 : 말은 네발 달리고 얼굴이 길고 덩치가 큰 짐승이다. 한동안은 사람을 등에 태우고 달리느라 등골이 휠만큼 힘들었다더라. 가끔 뒷발질하는 데 무척 위력적이다.
뒷발질은 왜 하는데?
새 : 이불킥 같은 거다. 옛날에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나 부끄러움에 하는 거.
옛날에 왜? 무슨 일이 있었는데?
새 : 태곳적에 발이 빠른 네발짐승들 몇몇이 모여 겁도 없이 신께 대든 적이 있다. 그때 저주받아서 말은 달려야만 자기 존재를 증명할 수 있게 됐다.
오, 또 저주냐? K-pop도 아니고 한때 엄청 유행했구나.
새 : 시간 많으면 공부 좀 해라.
고양이는 공부 같은 거 안 한다. 근데, 그러면 사람은 무슨 저주를 받았냐?
새 : 그건 들어본 적 없다.
날아다니면서 공부 좀 해라.
(푸드덕)
삐졌냐? 그래, 가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