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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여기에

비가 그쳤다 내리기를 반복 중이다. 새도 벌레도 없는 창밖을 고양이가 무료한 듯 내다보기에 나도 따라서 바깥 풍경을 살핀다. 저 멀리 남산이 보이고 물안개가 산봉우리를 휘감으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다 남산타워가 안개에 완전히 가려 시야에서 사라진 걸 깨닫는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처음부터 산 위에 타워 따윈 없는 걸로 생각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지워졌다. 흐음...


고양이, 아저씨가 어렸을 때 말이야, 국회의사당 지붕 뚜껑이 열리면 로봇 태권V가 거기서 출동한다는 소문이 있었거든. 조종사는 아마 국회의원들이었을 거야. 신분을 위장하려고 그렇게 욕 많이 먹는 직업을 일부러 선택했겠지.


이름을 부르자, 힐끗 쳐다보던 고양이는 또 헛소리인가 싶었는지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지금 보니까 저 남산타워도 어딘가로 발사된 모양이야. 로켓처럼 우주 공간으로 가기도 하고, 전망대만 따로 UFO처럼 날아다니기도 하겠지? 사진이나 찍히지 말 것이지, 무슨 일을 그렇게 허투루 하는지 몰라.


계속 중얼대고 있으니, 고양이가 빤히 쳐다본다. 헛소리가 너무 길었나 보다.


내가 느끼는 시간과 고양이 네가 느끼는 시간이 다르듯이 또 다른 시간이 어딘가에는 분명 있을 거야. 또 다른 공간도. 그새 다시 착륙했네.


안개가 옆으로 비켜나자, 남산타워의 모습 일부가 드러난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좋겠다. 스페이스X보다 더 나아 보이는데.


곁눈질로 슬쩍 훑어보니 고양이는 여전히 아저씨를 빤히 쳐다보는 중이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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