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를 입양했던 시기, 평일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주말엔 8시 넘어서 일어나곤 했다. 그때마다 옆에서 같이 자고 있던 고양이 머리를 한참 쓰다듬다가 일어났다. 이런 일과가 계속 반복되자 고양이는 자기 입장만을 고려해 상황 판단을 내렸다. 고양이가 강아지보다 머리가 좋은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다만 자기중심적 판단력과 잔머리는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
아~함. 잘 잤다. (뒹굴) 푹신하고 따뜻하네. (뒹굴) 냥. 일어나라, 아저씨. 일어날 때가 됐다. 죽었나? 왜 꼼짝도 안 하지? 냐아~웅. 일어나라, 항상 일어나던 시간이다. 에잇! (퍽) 어쭈? 이래도 안 일어날래? (배 위로 올라감) 꼼짝도 안 하네. 진짜 죽었나? 아저씨, 살아 있는 거냐? (킁킁. 귓구멍에 코를 대고 냄새 맡는 중)
으응...(손으로 귀를 긁음)
안 죽었네. 배고프다, 까까! 심심하다! 아이 씨. 가만, 아저씨가 일어날 때 어떻게 했더라? 내 머리를 막 만졌는데. 그럼 저 손에 내 머리를 밀어 넣고 막 돌리면? 아저씨, 손 좀 쫙 펴봐. 그렇지, 그렇게. 이제 머리를 넣고... (부비부비) (뒹굴)
으응... (옷에다 오줌 싸는 꿈을 꾸는 중)
에잇, 더 세게. (부비부비) (뒹굴뒹굴)
으응... (나이 들어서 오줌도 못 참고 싸지른다고 좌절 중)
이제 일어나겠지? (부비부비)
으응? 너... 거기서 뭐 하냐? 야, 손바닥이 갑자기 따뜻해져서 오줌 싼 줄 알았잖아!
아저씨, 나랑 놀자!
푸하하하. (고양이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깨닫고 웃음이 터짐)
냥? 왜? 왜 웃는데?
오늘 토요일이라 늦게 일어날 거거든. 지금 6시밖에 안 돼서 두세 시간 더 잘 거야. 그러니까 깨우지 마라.
왜 또 자는데? 내 머리 막 문질렀잖아!? 그럼 일어나야지!
(등 돌림)
이 씨, 내가 오늘만 봐준다. 내일 안 일어나면 또 깨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