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는 울 때,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대략 ‘야옹’이란 발음으로 운다고 생각했었다. 그 기대는 이 녀석을 입양한 순간 무참하게 깨졌다. 녀석은 울 때 앞에 ‘응’이 붙는다. 간혹 ‘야아옹’이라고 우는데 그건 내게 불만이 있거나 원하는 게 있을 때다. 고양이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던 초보 집사 시절이었다. ***
아~앙. 오~옹. 이건 아닌 거 같은데, 냥. 으~응. 역시 이게 제일 낫지? 고양이라고 꼭 ‘냐옹’, ‘야옹’이라고 딱 부러지게 울 필요는 없지 않겠어? 으~응. 그래, 그래, 이거야. 입 벌릴 필요 없이 소리도 낼 수 있고. 이게 딱이지. 아저씨도... 앗, 벌레, 벌레! 에잇, 받아랏! 킁킁. 어라, 어디 갔대? 내가 코를 들이밀 때까지만 해도 여기 있었는데. 내 눈을 피할 수 있을 거 같냐? 냥. 없네. 쩝. 그러니까... 뭘 하고 있었더라?
아! 아저씨가 은근 저 소리를 좋아하더라구. 까까 줄 때 나도 모르게 응응응응 소리를 내며 쫓아갔는데 그때마다 헤벌쭉한 걸 보면, 확실히 좋아해. 지난번 하수구 뒤졌을 때도 으응, 으응 몇 번 했더니 웃으면서 넘어갔거든. 어차피 사고는 계속 칠 거고. 아깽이가 사고를 안 치면 고양이 명예에 똥칠을 하는 거지, 그럼. 그니까 어떻게든 혼나지 않고 넘길 방법을 찾았다 이거야. 으~응. 응깡! 응응응응응. 자, 울음소리는 이만하면 됐고.
이젠 자세! 배를 보이며 오른쪽으로 뒹굴. 다시 왼쪽으로 뒹굴. 오른쪽으로 갈 거 같다가 왼쪽으로 뒹굴. 사정없이 비비 꼬고. 삐삐삐삐삑~ 오, 밥 나오는 소리닷! 밥을 먹자, 밥을 먹어, 냠냠냠. 냠냠냠. (쿵!) 아우 씨, 깜짝이야! 여긴 어떻게 된 게 사방팔방에서 소리가 들려? 자, 밥 먹었으니까 몸단장 좀 하고, 또 연습을 합시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와, 집고양이로 사는 게 쉽지 않네. 다 때려치울까? (찰칵, 열쇠 돌리는 소리) 어, 캔따개... 아니, 아저씨다!
월아, 아저씨 갔다 왔다! 집에서 뭐 하고 있었어? 아저씨 보고 싶었어?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알면 깜짝 놀랄걸? 모르는 게 좋아. 그건 그렇고, 받아랏, 내 애교를! 으~응. 으~응. 뒹굴. 뒹굴. 까까 주라! 그럼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는 얘기 안 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