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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여기에
자본주의
대굴대굴  2026/05/20 08:43

산에 오를 채비를 한다. 날이 더워져서 오후 4시 반쯤에야 집을 나서는 요즘이다. 오늘은 닭가슴살이 아닌 참치 등살을 챙긴다. 하나에 6천 원이 넘는 비싼 간식이건만 우리 집 녀석은 안 먹겠단다. 괜히 열받아서 한 번 째려본다. 그러건 말건 캣타워에 콕. 이 좋은 걸 안 먹다니. 삼색이한테 줄 거다, 흥!


휘리릭. 시간이 흘러 정상. 못 보던 고양이가 있다. 이번엔 카오스 고양이다. 완벽한 카오스는 아니고 삼색이에서 카오스로 되다만 느낌. 체구가 작다. 넌 누구니? 삼색이가 나타났지만 서로 적대하지 않는다. 아마 부모가 같거나, 어느 한쪽만 같은 경우가 아닐까 싶다. 참치 등살을 하나씩 뜯어주자, 부스러기까지 싹 긁어 먹는다. 이렇게 잘 먹어주면 얼마나 좋아. 입 짧은 어떤 녀석을 향해 산 정상에서 당당하게 욕을 한다. 개눔의 자슥.


정상 부근 바위에서 고양이 두 마리 당당하게 거느리고 주변을 둘러본다. 오늘 삼색이는 코뽀뽀도 해줬다. 삼색이가 따라오며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야, 너, 목소리가 꾀꼬리구나!


냐옹~ (아까 그거 더 내놔라)

배웅까지 해주고 고맙네.

냐옹~ (있는 거 다 내놓고 가라)

거기 있어, 그만 따라오고.

냐옹~ (아직 배고프다, 하나 더)

간다, 다음에 보자~


자기만족에 내려오는 발길마저 가볍다. 산 중턱에 다다를 무렵 이상한 풍경에 발을 멈춘다. 단풍나무? 빨간 단풍? 벌써?


저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5월 중순인데 착각이 너무 심한 거 아니요?

... (너한테 들을 소리는 아닌 거 같다만)

거, 적당히 좀 합시다. 자아도취가 지나치시오.

... (네가 할 소린 아니래도. 지나가던 고양이가 웃겠다)


참 성격 급하시네. 병이 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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