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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이님의 서재
  • 돗자리 장수에서 광장으로
  • 임수정
  • 16,200원 (10%900)
  • 2025-11-01
  • : 100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2천 년대에 들어서면서 대한민국은 두 차례에 걸쳐 광장의 힘을 실감했다. 아무리 최고 권력자라 할지라도 그들이 무시하는 힘없는 시민들의 연대함 앞에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우린 체험하고 기뻐할 수 있었다. 그 광장에서의 처절한 연대함은 이전에도 있었다. 흔히 말하는 민주화운동의 장 역시 광장이었다.

 

개인적으로 80년 끝자락에 대학을 다닌 나는 민주화의 외침에 늘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 치열한 투쟁의 현장을 애써 외면하였던 부끄러움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 진보적이고 정의로운 분이라고 여겼던 아버지였건만 내가 대학에 들어갈 때, 한 가지 당부를 하셨다. 데모하지 말라는 당부를. 평소 부모님 말씀을 금과옥조처럼 여기지도 않았건만, 그 당부는 어찌 그리 잘 지켰던지. 솔직하게 말하면 누군가가 광장에서 치열한 투쟁의 시간을 보내던 그 시간, 난 개인적 향락에 젖어 있었던 게다.

 

그랬기에 훗날 전태일 평전, 김남주나 문익환의 시집 등을 읽으며 부끄러운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그런 부끄러운 마음의 빚을 진 자로서 또 하나의 귀한 책을 만나게 되었다. 임수정 작가의 『돗자리 장수에서 광장으로: 민주화 운동가 이오순 평전』이란 책이 그것이다. 이 책은 이오순 평전이다.

 

이오순? 이분이 누구지? 이게 먼저 든 생각이다. 학원안정법에 반대하며 분신하였던 송광영 열사의 어머니라는 소개가 더욱 마음을 끌었다. 아들의 죽음이란 단장지애 앞에 아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를 묻고 그 아들이 붙잡았던 정신을 붙들고 아들을 자신의 삶으로 살아냈던 어머니 이오순이란 분의 생애에 대해 알아갈수록 가슴 뭉클함과 먹먹함이 가득해진다. 아울러 우린 이처럼 알지 못했던 분들에게 빚진 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민주열사를 아들로 둔 한 어머니가 그 아들이 남기고 간 정신을 삶 속에서 살려낸 이야기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에서 말하는 부활의 또 다른 의미일 게다. 예수 부활의 완성은 그가 남긴 정신과 가치관을 제자들이 삶 속에서 온전히 살려내 이어갔을 때, 이루어졌다. 그렇게 바라본다면, 송광영 열사의 짧은 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들이 꿈꿨던 세상을 위해 광장으로 나가 민주화 운동을 이어갔던 어머니의 치열한 투쟁 속에서 다시 부활하였다.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살아낸 어머니의 그 귀한 모습이 아름답다. 이오순과 유가협, 그들이야말로 이 시대를 환하게 빛나게 해준 진정한 촛불이다. 그 귀한 삶을 들여다보게 된 것이 감사하다. 아울러 여전히 오늘 나의 삶은 이런 귀한 분들의 헌신과 투쟁을 힘입어 누리고 있음에 또 하나의 마음의 빚을 더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의 귀한 삶을 알게 되는 것, 그 투쟁의 삶을 기억해내는 것, 그것이 또 하나의 부활을 이루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더 많은 이들이 이 책 『돗자리 장수에서 광장으로』를 읽고 느끼며 마음의 빚 한 덩이 가슴에 얹을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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