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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Winds님의 서재
  • 계속 열리는 믿음
  • 정영효
  • 10,800원 (10%600)
  • 2015-01-15
  • : 801
잠깐씩 밝아졌다가 잠깐씩 그대로였으므로 볼 수 있었다

비 내리는 날 첨탑이 벼락을 끓여들이는 광경을. 그때 끝이 저물어버린 시간과 시간이 내색하는 배경이 얼마나 어두운지를

계속되는 끝이 있다면 그것이었다 닿기 전과 닫은 흔적이 만나서 뚫리게 되는, 이를테면 조금만 어긋나도 달아나버리는 것 그래서 모든게 드러나는 순간

첨탑과 벼락의 끝이 궤적을 거둬들이는 중이었다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곳, 그러나 자꾸 알고 싶은 곳, 있던데가 없는데로 돌아와 남겨진 순서로 완성되기 시작하는

그 끝이 잠깐씩 보였다가 잠깐씩 머리속을 지나갔다

나는 멈추었는데도 멈추지 못한 사람들 속에 서 있었다 아무도 말걸지 않고 누군도 알 수 없는 끝으로, 이어지는 길 위에서 먹먹하게

- 정영효. 단절 p54 -

내 친구 시수업 선생님이시다. 친구가 가지고 온 시집에 자필로 따뜻한 봄에 따뜻한 산책이 최곱니다. 라고 적혀있다. 아프다고 귀뜸을 한 모양이다.
이제 그런 따뜻한 봄은 가고 없지만 그래도 산책은 종종한다. 물론 시인님의 말때문에 하는 산책은 아니다^^
오랜만에 읽은 시집. 간간히 몇편은 돌아가 소리내어 읽었다. 소리내서 읽을때 더 꾸덕꾸덕하고 간절한 느낌이 살아왔다.
시를 쓰며 사는 사람들이 궁금하고 문득 시를 쓰는 사람의 시수업이 궁금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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