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이서 돌아온지 이주일,
( 열심히 일기를 써 보자는 다짐은 말도 안되는 만남들도 인해 기절하듯 잠들면서 이뤄지지 않았지만 )
매일 아침 일어나 내 방이라는 사실이 짜증아닌 짜증이 났다
그 쓸쓸함을 위로하고자 아껴 두었던 홋카이도 미야코시야에서 사온 만델린 원두와 르타오 페파 드 프로마쥬를 꺼냈다.
오랜만에 원두를 갈고 드립커피를 내리는데 오랜만이나 보니 잘 내려지는것 같진 않지만 만델린은 언제든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맛을 보여준다.
그리고 진하고 묵직하고 찐득한 프로마쥬를 곁들여주니 행복함이 밀려왔다.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미뤄두었던 책을 찾았다. 오타루에 가면서 두고 갔던 책 한권 . [커피집을하시겠습니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행복할까 ?
첫 문장부터 가슴이 까칠까칠해졌다.
앞의 몇 페이지를 읽다가 오타루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첫 문장에서 다시금 내 심장을 두드렸다. 아니 그곳에 다녀왔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겠지- 나는 무얼하며 살고 싶은걸까? 아니, 무얼하며 먹고살수 있을까- 가장 큰 고민이다.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라도 가지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살고 싶다. (그러기엔 나의 취미는 너무도 많지만)
무튼 비슷한 고민으로 시작하는 첫 문장에 가슴이 아파서 더 이상 책을 읽지 못하고 덮어버렸다. (책 장을 넘겨도 내용이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 커피와 치즈케익에 집중하면서 다시 멍을 때렸다. 다시 홋카이도에 갈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며- 살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 고민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