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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님의 서재
  • 아돌프의 사랑
  • 뱅자맹 콩스탕
  • 9,900원 (10%↓550)
  • 2022-11-11
  • : 643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p.51

사랑이란 한순간에 타오르는 하나의 불빛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것처럼 여겨진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랑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얼마 안 가서 그것은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릴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랑이 존재하고 있는 동안은 지나온 시간을 밝혀줄 뿐만 아니라 장차 다가올 시간 위에도 밝은 빛을 뿌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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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3

우리는 이렇게, 이전과 마찬가지로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불안하게, 엘레노르는 여전히 슬프게, P 백작은 여전히 우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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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8

"아돌프, 당신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이 나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은 내가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나를 위해 당신 자신을 희생하고 있는 거라고요. 당신은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동정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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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1

말하자면 우리는 마음속에 묻혀 있는 추억 한가운데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추억은, 이별을 생각하면 괴로움을 안겨줄 만큼 강렬하게 나타났으나, 함께 있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기엔 너무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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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3

나는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누구로부터도 사랑을 받고 있지 않았다. 말하자면 나는 누구하고도 무관한 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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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의 사랑은 큰 변곡점이 없는 스토리지만 심리묘사의 치밀함과 명쾌한 문체가 특징인 소설이다. 다른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와 달리 사랑의 이면의 욕망과 이기적임, 자기상실의 고뇌, 절망이 잘 드러나있다. 연애의 심리분석을 통해 인간의 고뇌, 갈등, 열정, 후회를 더 몰입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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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와 엘레노르는 정반대의 사랑을 한다. 엘레노르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향의 사랑을 보여준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신분도, 명예도, 가족도 다 버리고 사랑만을 쫒는다. 그러나 아무리 열정적인 감정이라 할지라도 사회적 질서에는 대항하지 못하고 그녀의 사랑은 바스러진다. 사회의 손가락질에고 굴하지 않고 사랑이란 감정하나에 의지한 채 자신의 운명을 감당해가는 여자는 불행을 결국 받아들인다.

반면 아돌프의 사랑은 졸렬하다. 먼저 구애를 해서 사회에 순응한채 살고 싶어한 엘레노르를 꼬드겼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식자 더 이상 엘레노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아 엘레노르를 불행에 빠뜨린다. 항상 말은 그럴듯하다. 끊임없이 이미 떠나간 사랑을 포장하고 진실을 외면한다. 그런 거짓과 기만속에서 사랑을 위해 모든걸 포기한 엘레노르는 불행해진다. 또 엘레노르가 불행에 빠졌을 때 연민과 동정을 사랑으로 포장해 자신의 불행과 상대의 불행을 이끌고 그 탓을 엘레노르에게 돌리는 이기적이고 모순적인 태도도 보여준다. 아돌프는 사랑을 위해서 사랑을 하는 사람이고, 엘레노르는 사랑을 위해서 모든 걸 하는 사람이다.

아돌프가 그의 사랑의 결말에서 후회를 했을지언정 후회속에서도 자기연민에 빠지고, 자기의 무력함를 남의 탓으로 돌렸을 것이라는 것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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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의 사랑자체에는 진절머리가 나지만 소설 자체만으로 봤을때는 심리묘사가 아주 섬세하게 되어있어서 극한의 몰입도를 즐길 수 있었다. 섬세한 문체로 연애의 심리 분석을 통해 자기 상실에 가까운 고뇌와 절망을 표출한 점에서 뱅자맹 콩스탕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사랑에 대한 치밀한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품이어서 같이 비교하며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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