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책을 읽으면서 내가 누구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에 휩쓸려 내가 누구인지 정말로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생각해보지 못한 것 같다.
‘이브’라는 책은 상처받은 영혼에 대한 내용이다.
나는 내가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해왔다. 마음에 상처가 있지만 그것을 감추려고 더 많이 웃고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어려서부터 내 마음에 있는 낮은 자존감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어딘가 모자라거나 부족해서 혼자서 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
이게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었고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래서인지 무엇을 할 때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게 되고 어쩌다가 내가 무엇을 하게 되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너가 이걸 했다고? 의아해했다.
나조차도 내 자신을 믿지 못하고 스스로 부족한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누가 나를 귀하고 보배롭게 생각할까?
여태까지 인생을 너무 잘못 살아온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하나님만이라도 인생을 잘 살았다고 격려해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성경에는 나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고, 사랑하신다고 하셨는데 정말로 믿어지지가 않았다. 자꾸만 내가 부족하고 무가치하다고 느껴진다.
‘이브’책에서 보면 아담은 하나님이 항상 함께 하시지만 느끼지 못하고 혼자라고 생각하고 외로워했다.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슬펐다.
그리고 릴리는 어렸을 때 받은 상처로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이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기는 생각이 릴리를 일어날 수 없고 힘들게 하는데...릴리를 보면서 또 나를 보는 듯 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것만은 기억해.
나는 항상 너를 사랑해왔고, 너는 항상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걸 말이야.
가지 말아요. 저 혼자 버텨낼 자신이 없어요.
저는 제가 누군지 확신할 수 없어요.
하나님께 여쭤보고 그분의 말씀을 믿어봐. 진정한 사랑은 항상 진실을 말해주지. 비록 우리가 듣지 못해도...너는 절대 혼자가 아니야.
마더 이브, 어디 가셨었어요? 놈과 나만 놔두고요. 하나님은 어디 계시죠?
릴리, 우리는 내내 너와 같이 있었어. 우리를 보지 못했어?
네, 혼자라고 생각했어요. 버려져서 완전히 혼자인 기분이었죠.
너무 두렵고 외로웠어요. 정말 지독하리만큼. 릴리가 고개를 푹 숙이고 울기 시작했다.
책에서 릴리의 불안한 마음이 나올 때마다 너무 공감되었다. 마치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불안해 할 때마다 마더 이브, 존 외의 주변 사람들이 위안이 되어주었다.
학자들에게 겨우 마음을 열었는데 갑자기 떠난다고 했을 때...릴리의 슬픈 마음이 느껴져서 다음의 대목을 읽는데 눈물이 났다...
그냥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서요. 두 사람은...저에게 정말 특별해졌고 저는....
릴리는 그 부부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우리도 너를 사랑해.
릴리, 내 인생에 찾아온 소중한 모든 이들에게서 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배웠어. 너 역시 우리에게 그런 존재였지. 이건 우리 이야기의 시작일 뿐이야. 우리는 널 떠나지 않을 거야.
‘이브’책을 통해서 공감이 되고 마음이 따뜻해지며 위안을 받게 되었다. 이게 바로 책이 주는 선물인 것 같다. 특히 윌리엄 폴 영의 소설을 읽으면 짧은 문장 하나하나가 나의 마음을 울리고,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