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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yandtry님의 서재
  •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 양영희
  • 13,050원 (10%720)
  • 2022-10-25
  • : 1,881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책 길이도 길지 않고 글자도 크고 사진도 많아서
대충 훝어보면 어느 영화감독의 에세이인가 보다 싶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고 읽기 시작하면 “조총련”,
“귀국 사업”, “북송”, “제주 4.3사건” 등의 단어들이 눈에 띈다.
듣긴 들었는데 도대체 조총련이 정확히 무엇인지조차 몰랐던 나는 내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며 읽다가
“귀국 사업”이라는 단어에서 ‘아 이게 그거구나~“하며 내 머릿속 저장되어 있던 흐릿한 정보가 명확해졌다. 여기 저기서 주워 들었던 그 불행한 선택과 결정들….

제주도에서 4.3사건을 경험하고 일본으로 이주한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저자는 조총련에 깊이 관여하며 북한을 극도로 추종하는 부모님의 영향 하에 성장한다.
세 오빠는 귀국 사업으로 북송되며 그 중 큰오빠의 불행을 보며 저자는 부모님과 깊은 이데올로기의 골을 느끼며 갈등한다.

저자는 이렇듯 국가와 정치와 세대가 복잡하게 얽힌 본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담았고 이 책은 그 다큐멘터리들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에서 저자 가족이 겪었던 시대적 아픔들, 가족의 사랑과 갈등 등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생각보다 무겁고 착찹하다.

북한에 가면 차별도 없고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달콤한 말을 믿고 귀국 사업에 동조하여 북한에 간 재일 코리안들의 실상이 가장 어처구니 없고 허망하고 가슴이 아팠다. 극심한 검열과 통제, 의심, 가난이라는 북한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해듣는 것만 같아 세 아들을 북한에 보낸 저자의 가족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안타까웠다.

자신이 만든 다큐멘터리의 내용 때문에 저자는 북한 입국이 금지되고 북한에 있는 오빠 가족들을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이 얼마나 큰 슬픔일까..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조금 손보면 최악은 막을 수 있었을테지만 저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진실을 말하기 위해,그것이 자신의 숙명인 듯 오늘도 성실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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