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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애거서 크리스티 전...
- 애거서 크리스티
- 7,000원 (
350) - 2013-12-10
: 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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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을 읽었다면
누구라도 이 작품을 읽고 그것을 떠올리게 될 듯하다.
나는 스승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늘어지는 부분이나 억지스러운 부분없이 구성이 매우 탄탄하다.
무엇보다 그간 접한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중 가장 으시시하고 심장이 쫄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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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는 에르퀼 푸아로도, 미스 마플도 등장하지 않는다.
전혀 의외의 인물이 범죄를 구성하고 그 자신도 거대한 살인 사건의 일부로 포함시킨다는 면에서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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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오만하고 자의식 충만한 사람의 그릇된 욕망이 11명의 죽음을 가져왔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그는 병이 들어 어차피 곧 죽을 몸이다.
그참에 본인의 오랜 욕망을 실현하고자 법으로는 증거 부족으로 단죄할 수 없는 사람들을 정의의 이름으로 죽인다.
물론 그곳에 모인 사람 10명 모두 양심과 그에 따르는 무거운 죄책감 면에서 모두 잘못이 있다.
그러나 누가 그에게 심판자 역할을 주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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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스완슨의 <죽여 마땅한 사람>을 읽고도이와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짓고 그 죄는 벌을 받아야 한다.
죄를 짓고도 빠져나간다는 것은 그 사람 자체가 교활하고 악한 탓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빠져나갈 구멍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약하고 이기적인 인간의 도덕성에 의지하기 보다는 그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는 촘촘하고 치밀한 제도가 선행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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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관점에서 정의롭지 못하고 확실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내가 임의로 살인한다? 정의의 이름으로? 나도 살인을 했으니 나도 죽어버라면 공평한가?
문제가 해결되고 사회는 공정해졌는가?
그 옛날 의적이 활동했던 시대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누구에게도 살인의 권리와 정당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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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얘기긴 한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계속 의아했던 것은 한 사람이 죽으면 왜 땅에 묻어주지 않고 그 사람 방에 그대로 눕혀 놓는가… 였다.
시신을 그대로 침대에 눕히고 시트로 덮어놓는 것… 으으 생각만 해도 그로테스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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