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orange님의 서재
  • 죽음의 식탁
  • 마리 모니크 로뱅
  • 25,200원 (10%1,400)
  • 2014-04-30
  • : 204

결혼해 아이를 키우며 주변의 유해물질을 차단하기 위한 혼자만의 노력이 얼마나 고되고 부질없는가에 대한 생각에 이르며 적당한 타협점을 찾고 있던 차에 『죽음의 식탁-독성물질은 어떻게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나』를 읽게 됐다. 이 책은 거대자본논리의 물질주의 시대에 인간이 인간에게 어떻게 · 얼마나 치명적인 해를 입힐 수 있고 그것을 과학적이고 전문적으로 기술 좋게 포장하여 합리화시키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읽는 내내 거대기업과 기관에 맞서며 우리 현실을 밝히고 바꾸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고 낱낱이 알려준 저자 마리 모니크 로뱅에게 존경과 경의의 마음이 일었다.

 

이 책은 농약에서부터 식품첨가제와 플라스틱 용기에 이르는 우리가 식탁에서 접할 수 있는 관련된 화학물질에 대한 생성과정과 경로를 알려준다.

 

“…다시 말해 급성중독, 만성중독, 농약에 직접 노출된 농부에서 시작해 우리 몸속에 축적된 화학 잔여물의 영향이라는 점점 더 복잡한 문제로 넘어갈 것이다.(p.14)”

 

1부 농약은 독이다

 

농약에 대해 과학이라든지, 식량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물질이라든지, 농부의 수고를 덜어주는 긍정적인 인식이 만연하고 국가의 허가를 받은 어느 정도 안전한 필수불가결한 물질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농약은 인체에 치명적인 독일뿐이라는 걸 확연히 알게 된다.

 

“호수의 물고기를 분석해 본 결과 생물학자들은 원인이 되는 현상을 알아냈다. 바로 생물 축적이다. ‘물에 퍼져있는 독을 흡수한 플랑크톤을 초식 동물이 섭취하고, 그 초식동물을 작은 육식동물이 먹어치웠으며, 작은 육식동물은 대형 육식동물에게 잡아먹혔기 때문이다.’ ……그것은 먹이사슬을 따라 동물들의 몸속에 점점 축적되었다. …… 바로 이 생물 축적 과정 때문에 먹이사슬의 최종 포식자인 인간이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의 피해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식탁에는 하위 포식자들이 축적한 모든 오염물질이 올라오는 셈이다.(p.70)”

 

2부 의구심을 생산하는 공장

 

파라셀수스의 “독이 아닌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독이다. 양이 곧 독이다.”를 원칙으로 삼아 이를 자신들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자본이 논리를 펴는 모습은 가히 경악할만하다.

 

1924년 미국에서 발생한 유연휘발유 사건에서 납 수중기에 중독된 노동자들이 환각 증세를 일으키고 잠재적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스탠더드 오일 정유소에서 노동자들이 사망했다고 해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제품의 사용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일반 대중에 대한 위험이 측정 불가한 상황이므로 화학자들은 제품 생산을 중단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p. 193)"

 

“…케호가 ‘턴키 방식’으로 기업에 제공한 이론은 네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으며, 그 덕분에 기업들은 유연휘발유를 50년 이상 판매할 수 있었다. ①납은 자연 상태에서도 흡수된다. ②인체는 납을 동화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③일정 수준 이하의 납은 무해하다. ④대중의 노출 정도는 그 수준보다 훨씬 낮아 우려할 필요가 없다. …… 이 논리는 농약이나 식품 첨가제 등 독의 ‘일일섭취허용량’, 다시 말해서 매일 복용해도 질병에 걸리지 않는 독의 양을 정하는 근거가 되었다.(p197)”

 

이런 식으로 20세기 내내 우리의 환경과 식탁을 오염시키는 화학물질이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고 있으며 밝혀지는 유해물질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옹호될 것이다. 기업들이 자신의 제품을 옹호하는데 쓰는 에너지는 놀라울 정도이며, 불러올 끔찍한 결과에 대해서는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 그들의 냉혹한 생리가 가히 경악스럽다.

 

이를 감독하고 통제할 기관도 기업과 다르지 않다. 지금이야 포름알데히드가 발암물질임은 명확한 사실이지만 이 역시 오랫동안 인정되지 않았다.

 

“국제 암 연구소도 기만적인 논리를 펼친 적이 있다. 2000년 프탈레이트 계통의 강력한 독성 물질 다이에틸헥실프탈리에트(DEHP)를 2B그룹에서 3그룹으로 등급을 낮출 때였다. 플라스틱 가공에 사용되는 이 물질을 폴리염화비닐(PVC)에 첨가하면 플라스틱이 유연해진다. 풍선, 비닐 식탁보, 장화, 샤워 커튼, 우비, 의료 기기, 식품 포장 등 물렁물렁하거나 잘 늘어나는 플라스틱 제품에는 DEHP가 항상 들어 있다. 유럽에서는 2005년까지 화장품과 장난감에도 사용되었다. …… 대기, 실내 먼지, 물, 심지어 모유에서도 이 오염물질이 발견된다. 비스페놀A와 같은 프탈레이트 계통 물질은 생식 독성을 가진 내분비계 교란물질이다. 많은 실험 연구가 DEHP에 노출되면 간암과 췌장암에 걸린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 (p. 260, 261)"

 

3부 기업을 섬기는 규제

 

여기서는 독극물 ‘일일섭취허용량’과 과학사기, ‘잔류농약 최대허용량’, 아스파르탐의 위험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과학적이고 안전하고 객관적일 것 같은 용어로 포장해 기만하는 작태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일일섭취허용량은 몸무게 1kg당 허용된 독성 물질을 mg으로 표현한 값이다. 일일섭취허용량이 0.2mg인 농약을 예로 들어 보자. 소비자의 몸무게가 60kg이면 60*0.2=12, 즉 12mg의 농약을 매일, 그리고 평생 섭취해도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소리가 된다. 결국 상당히 관료주의적인 이 그럴싸한 개념은 우리가 매일 수백 개의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있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셈이다. 그 화학물질들은 체내에서 상호작용할 수도 있고, 내분비계 교란물질과 같은 것은 최첨단 도구로만 찾아낼 수 있을 만큼 극소량이라도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 329)"

 

 

4부 내분비계 교란물질 스캔들

 

이 장에서는 특히 임산부와 태아에게 프탈레이트와 같은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끼치는 위해성을 알려주고 있다. 플라스틱 포장재와 랩, PVC로 만든 물건 뿐만 아니라 샴푸 같은 바디용품의 사용을 주의해야 하는데 이미 생활에 광범위하고 빈번하게 쓰이는 용품들이라 더 충격적이다.

 

“심포지엄을 마친 참가자들은 ‘윙스프레드 선언’을 발표했다. …… ‘인간 활동으로 인해 환경 속으로 침투한 수많은 화학물질은 어류를 포함한 동물과 인간의 내분비계를 교란시킨다. 내분비계 교란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발달을 제어하는 호르몬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야생 동물이 이러한 내분비계 교란물질에 이미 오염되었다. …… 효과의 종류는 생물종과 화학물질에 따라 다르지만 네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화학물질의 효과는 배와 태아, 출산 전후, 그리고 성인일 때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둘째, 효과는 부모보다 자손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셋째, 성장 중인 개체의 노출 성격과 잠재적 효과를 알기 위해서는 노출 시기가 중요하다. 넷째, 배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에 노출되었다고 해도 밖으로 드러나는 징후는 성인이 되어야 나타날 수 있다.’ (p.443, 444)"

 

소량으로도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비스페놀A는 강성 플라스틱 용기, 물병, 젖병, 전자레인지 용기, 선글라스, CD, 영수증으로 쓰이는 감열지 등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많은 일상 용품과 통조림이나 음료수 캔의 내벽과 치과용 시멘트에 쓰이는 에폭시코팅제에 들어있다. 극소량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물질 중 비스페놀A는 단연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태아는 “비스페놀A뿐 아니라 모든 내분비계 교란물질에 민감합니다. 우선 태아에게는 성인과 달리 보호 시스템이 없기 때문입니다. …… 태아의 몸속으로 화학물질이 일단 침투하면 그대로 영원히 머무는 것입니다. …… 근육세포든, 지방세포든, 뇌세포든 세포의 유전자는 모두 같지마 특정 호르몬에 의해 다른 세포를 만들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비스페놀A는 모든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그렇듯이 세포 분화 과정을 방해합니다. 일단 비정상적인 경로에 들어서면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피해가 영구적이기 때문입니다. ‘유전자 프로그래밍’으로 일부 기관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들어져서 몇 십 년 뒤에는 암이 발생합니다. …… 태반 장벽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독성물질이 태아에 닿지 않도록 막아 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마치 함정처럼 독성물질이 태반을 뚫고 들어오면 다시 나갈 수 없게 만들지요. ……(p. 495, 496)"

 

칵테일 효과에서는 소제목만 보더라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아트라진, ‘강력한 화학 거세제’ / 농약을 섞으면 효과는 증폭된다. / 체내 화학물질 축적량: 화학 수프에 모두 오염되다. / 탯줄 속 농약 칵테일 / 새로운 혼합식 0+0+0=60 / 폭증하는 유방암, 합성 호르몬 칵테일이 원인이다. / 소리 없는 전염병의 첫 번째 희생자는 어린이다. / 농약으로 기형이 된 아이들

 

책을 접하게 된 행운에 감사하며, 이미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독성물질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기업과 기관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안일하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던 낡은 사고를 타파해야한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했듯이 이 책을 통해 각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읽는 내내 거대기업과 기관에 맞서며 우리 현실을 밝히고 바꾸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고 낱낱이 알려준 저자 마리 모니크 로뱅에게 존경과 경의의 마음이 일었다.   이 책은 농약에서부터 식품첨가제와 플라스틱 용기에 이르는 우리가 식탁에서 접할 수 있는 관련된 화학물질에 대한 생성과정과 경로를 알려준다.   “…다시 말해 급성중독, 만성중독, 농약에 직접 노출된 농부에서 시작해 우리 몸속에 축적된 화학 잔여물의 영향이라는 점점 더 복잡한 문제로 넘어갈 것이다.(p.14)”   1부 농약은 독이다   농약에 대해 과학이라든지, 식량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물질이라든지, 농부의 수고를 덜어주는 긍정적인 인식이 만연하고 국가의 허가를 받은 어느 정도 안전한 필수불가결한 물질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농약은 인체에 치명적인 독일뿐이라는 걸 확연히 알게 된다.   “호수의 물고기를 분석해 본 결과 생물학자들은 원인이 되는 현상을 알아냈다. 바로 생물 축적이다. ‘물에 퍼져있는 독을 흡수한 플랑크톤을 초식 동물이 섭취하고, 그 초식동물을 작은 육식동물이 먹어치웠으며, 작은 육식동물은 대형 육식동물에게 잡아먹혔기 때문이다.’ ……그것은 먹이사슬을 따라 동물들의 몸속에 점점 축적되었다. …… 바로 이 생물 축적 과정 때문에 먹이사슬의 최종 포식자인 인간이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의 피해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식탁에는 하위 포식자들이 축적한 모든 오염물질이 올라오는 셈이다.(p.70)”   2부 의구심을 생산하는 공장   파라셀수스의 “독이 아닌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독이다. 양이 곧 독이다.”를 원칙으로 삼아 이를 자신들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자본이 논리를 펴는 모습은 가히 경악할만하다.   1924년 미국에서 발생한 유연휘발유 사건에서 납 수중기에 중독된 노동자들이 환각 증세를 일으키고 잠재적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스탠더드 오일 정유소에서 노동자들이 사망했다고 해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제품의 사용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일반 대중에 대한 위험이 측정 불가한 상황이므로 화학자들은 제품 생산을 중단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p. 193)"   “…케호가 ‘턴키 방식’으로 기업에 제공한 이론은 네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으며, 그 덕분에 기업들은 유연휘발유를 50년 이상 판매할 수 있었다. ①납은 자연 상태에서도 흡수된다. ②인체는 납을 동화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③일정 수준 이하의 납은 무해하다. ④대중의 노출 정도는 그 수준보다 훨씬 낮아 우려할 필요가 없다. …… 이 논리는 농약이나 식품 첨가제 등 독의 ‘일일섭취허용량’, 다시 말해서 매일 복용해도 질병에 걸리지 않는 독의 양을 정하는 근거가 되었다.(p197)”   이런 식으로 20세기 내내 우리의 환경과 식탁을 오염시키는 화학물질이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고 있으며 밝혀지는 유해물질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옹호될 것이다. 기업들이 자신의 제품을 옹호하는데 쓰는 에너지는 놀라울 정도이며, 불러올 끔찍한 결과에 대해서는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 그들의 냉혹한 생리가 가히 경악스럽다.   이를 감독하고 통제할 기관도 기업과 다르지 않다. 지금이야 포름알데히드가 발암물질임은 명확한 사실이지만 이 역시 오랫동안 인정되지 않았다.   “국제 암 연구소도 기만적인 논리를 펼친 적이 있다. 2000년 프탈레이트 계통의 강력한 독성 물질 다이에틸헥실프탈리에트(DEHP)를 2B그룹에서 3그룹으로 등급을 낮출 때였다. 플라스틱 가공에 사용되는 이 물질을 폴리염화비닐(PVC)에 첨가하면 플라스틱이 유연해진다. 풍선, 비닐 식탁보, 장화, 샤워 커튼, 우비, 의료 기기, 식품 포장 등 물렁물렁하거나 잘 늘어나는 플라스틱 제품에는 DEHP가 항상 들어 있다. 유럽에서는 2005년까지 화장품과 장난감에도 사용되었다. …… 대기, 실내 먼지, 물, 심지어 모유에서도 이 오염물질이 발견된다. 비스페놀A와 같은 프탈레이트 계통 물질은 생식 독성을 가진 내분비계 교란물질이다. 많은 실험 연구가 DEHP에 노출되면 간암과 췌장암에 걸린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 (p. 260, 261)"   3부 기업을 섬기는 규제   여기서는 독극물 ‘일일섭취허용량’과 과학사기, ‘잔류농약 최대허용량’, 아스파르탐의 위험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과학적이고 안전하고 객관적일 것 같은 용어로 포장해 기만하는 작태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일일섭취허용량은 몸무게 1kg당 허용된 독성 물질을 mg으로 표현한 값이다. 일일섭취허용량이 0.2mg인 농약을 예로 들어 보자. 소비자의 몸무게가 60kg이면 60*0.2=12, 즉 12mg의 농약을 매일, 그리고 평생 섭취해도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소리가 된다. 결국 상당히 관료주의적인 이 그럴싸한 개념은 우리가 매일 수백 개의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있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셈이다. 그 화학물질들은 체내에서 상호작용할 수도 있고, 내분비계 교란물질과 같은 것은 최첨단 도구로만 찾아낼 수 있을 만큼 극소량이라도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 329)"     4부 내분비계 교란물질 스캔들   이 장에서는 특히 임산부와 태아에게 프탈레이트와 같은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끼치는 위해성을 알려주고 있다. 플라스틱 포장재와 랩, PVC로 만든 물건 뿐만 아니라 샴푸 같은 바디용품의 사용을 주의해야 하는데 이미 생활에 광범위하고 빈번하게 쓰이는 용품들이라 더 충격적이다.   “심포지엄을 마친 참가자들은 ‘윙스프레드 선언’을 발표했다. …… ‘인간 활동으로 인해 환경 속으로 침투한 수많은 화학물질은 어류를 포함한 동물과 인간의 내분비계를 교란시킨다. 내분비계 교란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발달을 제어하는 호르몬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야생 동물이 이러한 내분비계 교란물질에 이미 오염되었다. …… 효과의 종류는 생물종과 화학물질에 따라 다르지만 네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화학물질의 효과는 배와 태아, 출산 전후, 그리고 성인일 때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둘째, 효과는 부모보다 자손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셋째, 성장 중인 개체의 노출 성격과 잠재적 효과를 알기 위해서는 노출 시기가 중요하다. 넷째, 배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에 노출되었다고 해도 밖으로 드러나는 징후는 성인이 되어야 나타날 수 있다.’ (p.443, 444)"   소량으로도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비스페놀A는 강성 플라스틱 용기, 물병, 젖병, 전자레인지 용기, 선글라스, CD, 영수증으로 쓰이는 감열지 등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많은 일상 용품과 통조림이나 음료수 캔의 내벽과 치과용 시멘트에 쓰이는 에폭시코팅제에 들어있다. 극소량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물질 중 비스페놀A는 단연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태아는 “비스페놀A뿐 아니라 모든 내분비계 교란물질에 민감합니다. 우선 태아에게는 성인과 달리 보호 시스템이 없기 때문입니다. …… 태아의 몸속으로 화학물질이 일단 침투하면 그대로 영원히 머무는 것입니다. …… 근육세포든, 지방세포든, 뇌세포든 세포의 유전자는 모두 같지마 특정 호르몬에 의해 다른 세포를 만들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비스페놀A는 모든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그렇듯이 세포 분화 과정을 방해합니다. 일단 비정상적인 경로에 들어서면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피해가 영구적이기 때문입니다. ‘유전자 프로그래밍’으로 일부 기관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들어져서 몇 십 년 뒤에는 암이 발생합니다. …… 태반 장벽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독성물질이 태아에 닿지 않도록 막아 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마치 함정처럼 독성물질이 태반을 뚫고 들어오면 다시 나갈 수 없게 만들지요. ……(p. 495, 496)"   칵테일 효과에서는 소제목만 보더라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아트라진, ‘강력한 화학 거세제’ / 농약을 섞으면 효과는 증폭된다. / 체내 화학물질 축적량: 화학 수프에 모두 오염되다. / 탯줄 속 농약 칵테일 / 새로운 혼합식 0+0+0=60 / 폭증하는 유방암, 합성 호르몬 칵테일이 원인이다. / 소리 없는 전염병의 첫 번째 희생자는 어린이다. / 농약으로 기형이 된 아이들   책을 접하게 된 행운에 감사하며, 이미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독성물질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기업과 기관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안일하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던 낡은 사고를 타파해야한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했듯이 이 책을 통해 각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 />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