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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책]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심리학 상식 사전
  • 에밀리 롤스.톰 콜린스
  • 12,460원 (620)
  • 2024-03-18
  • : 48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심리학 상식 사전』은 제목에 사전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보통 '사전'이라 하면 독서용이 아니라 참고용으로 쓰기 때문이다. 옥편을 완독하거나, 국어사전을 완독하거나, 역사용어대사전을 완독하는 사람은 대단히 드물 것이다. 마찬가지로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영어사전이나 국어사전을 다 읽는 사람은 사실상 없을 것이며 그러기도 불가능할 것이다. 위키피디아를 완독한다는 게 가능할까?


그러나 이 책은 제목에는 사전이 붙었지만 심리학의 발생에서 발달 과정을 추적하는 심리학 역사서, 혹은 심리학의 여러 흐름과 경향을 개괄하는 개론서이기도 하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대중을 위한 심리학서로서의 미덕에 충실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이러한 지점이 명확히 들어난다. 이 책은 5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장은 '사전'이라는 책 제목 답게 앞선 장과의 연계가 느슨한 개별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점에서 이 책을 참고용으로 사용하려는 독자는 굳이 다 읽지 말고 필요할 때마다 목차를 보고 자기가 원하는 장만 읽으면 된다. 


그러나 각각의 장에는 분명한 내러티브가 있다. 바로 심리학의 발달사다. 그래서 첫 장은 최초의 심리학자라 할 수 있는 독일의 심리학자 분트를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이렇게 놓고 보면 각각의 느슨한 장들은 철학과 경계짓기 애매한 심리학이 어떻게 하나의 사회'과학'으로서 '과학'으로 나아갔는가 그 과정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잘 아는 프로이트, 융 같은 인물들도 등장하지만 과학을 지향하는 심리학의 역사에 비춰볼 때 그들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물론 무수히 많은 학자들이 심리학 문헌을 남겼다는 점에 비춰 볼 때 프로이트나 융 정도로 언급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심리학의 발달사는 크게 두 방향으로 전개된다. 첫째는 추상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으로다. 초창기 심리학과 비교할 때 나중의 심리학은 과학적인 실험 방식을 동원하여 과학적인 입증 가능성을 내세우는 데 집착한다(그래서 프로이트, 융의 비중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두번째는 연구 범위의 확장이다. 처음에는 인간의 개별 심리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면, 나중의 심리학은 동물과 사회, 인간의 뇌를 포함한 생물학, 생리학, 신경과학, 언어학, 뇌과학, 사회학과 겹치는  방향으로 확장된다.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라 하면 우리가 여러 경로로 접한 다양한 심리학 지식들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으며 심리학의 흐름에서 어디에 위치하는 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누구나 알게 모르게 각종 심리학 지식을 교과서, 전공서적, 심리학 교양서, 신문, 인터넷 뉴스, 위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일반 독자들이라면 이 같은 심리학 지식은 대개 파편화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독자의 파편화된 지식들을 한데 이어주는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독자에게 이 책은 스스로를 이해하게 도와주는 책일 수 있다. 물론 셜혹 홈즈 같은 독자라면 "내가 굳이 그걸 알아야 하나?"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장점은 이 책이 심리학의 역사에서 어두운 지점들도 적시하고 넘어간다는 점이다. 심리학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많은 동물과 인간을 자의반, 타의반 희생시켜 가면서 지식을 얻어낸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에 더해 이 책에서 언급되는 대다수의 유명한 심리학자들은 서구권 백인 남성이다. 이 책은 그 지점을 모두는 아니지만 일부분은 지적하고 넘어간다. 예컨대 지금까지의 심리학자들이 서구권 백인 남성 위주로 연구되어 편향성을 지니고 있긴하나, 그럼에도 여성 연구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식으로. 다만 그게 전부다. 그 이상은 지적하지 않는다. 예컨대 동물 실험이라거나. 이는 아쉬운 지점이기도 하지만 민감하기도 한 지점이니 어쩔 수 없다. 


또한 이 책은 심리학이 과연 과학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하나의 항목을 할애하고 있다. 이 점에서 독자는 심리학을 넘어 과연 과학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의문을 품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외의 장점으로 꼽자면 심리학에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해하기 쉽도록 용어를 쉽게 설명하고, 도표나 삽화를 다수 수록하였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대중서로서의 미덕이 이 지점에서 잘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단점은 각 항목들을 선정하고 집필한 기준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마음챙김, 스트레스, 수면 같은 항목도 있는데, MBTI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점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그외에 이 책은 정말로 '상식' 수준의 심리학 지식을 알려만 주지, 그 이상은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읽은 독자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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