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로, 스스로를 돌이켜보며 질문을 던지라고 말한다. 그러면 답을 찾기 마련이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삶이 달라질 수 있음을 역설한다.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고 활동이라 볼 수 있겠다. 사실 세상에서 역사에 남은 위업들은 대개 작은 질문들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감안해본다면(ex: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항해에 나섰을 때 갈라파고스 섬의 새들의 차이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면?).
이 책의 본문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만 하는 지에 대한 배경을 한 장 정도로 간략히 설명하고(이 과정에서 통계자료나 여러 유명인사들의 사례, 발언이 인용된다), 이어서 뒷페이지에는 두 칸의 공백이 제시된다. 하나는 아침에 던져야할 '모닝 퀘스천'이 제시되고, 그날 질문을 던진 후 어땠는지 돌아보는 '투데이즈 리뷰'이다. 이런 식의 구성이 약 300여페이지에 걸쳐 이루어진다. 본문은 사실 그 절반에 불과하고, 나머지 절반은 '모닝 퀘스천'과 '투데이즈 리뷰'다.
이 책은 분명 유용한 책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방식을 스스로를 돌아보고자 할 때, 갑자기 '질문하세요'라고 말하면 아무런 질문도 떠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뭐가 문제인지를 파악해야 하고, 이어서 왜 그런가로 사고가 꼬리를 물고 이어져야 의문점에 도달하고, 의문점에 도달해야 그러한 의문에 대한 답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스스로 질문하는데 익숙하지 못한 독자들에게 '질문하는 예시'를 떠먹여, 앞으로 어떻게 질문해나갈 것인가 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분명 유용하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내내 위화감을 느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 질문하는 책에 대한 질문이다. 여느 자기계발서가 그렇듯, 이 책에서는 긍정정인 인간상과 부정적인 인간상이 제시된다. 긍정적인 인간상은 현실에 불만을 품지 않고 부정적인 환경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점에서 긍정적인 인간상은 현실에 순응하는 것 같은데 현실로부터, 운명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지칭된다. 역설적이지 않은가? 이런 사람들은 남 탓을 하지 않는다. 자기 탓을 한다고 간주된다. 반대로 부정적인 인간상은 긍정적인 환경마저도 부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현실에 불만을 품는다. 그래서 부정적인 인간은 긍정적인 인간과 정 반대의 운명을 맞이한다. 이런 사람들은 항상 남탓만 하며 사는 탓에 자기 운명과 현실을 길들이지 못하는 이들로 격하된다.
그런데 이 긍정/부정적인 인간 자체가 사실은 어떤 가상의 인간상으로 밖에 볼수 없지 않는가? 이 책에서 여러 심리학 법칙이 제시되는데, 마치 경제학의 법칙을 연상시키는 지점들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긍정적인 인간은 마치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경제인'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인상을 받았다. 이 책에서 묘사하는 긍정적 인간이든 부정적 인간이든 가상의 환경 속에서 다른 모든 것은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각각 최선의/최악의 선택을 내린다. 이 점에서 합리적 선택을 내리는 경제인과 다를바가 뭘까? 물론 내가 그를 수도 있다. 독자 입장에서는 현실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수긍하거나 반박할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의 입장에서 수긍하거나 반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식의 가상의 인간을 상정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까? 물론 현실을 바꾸기 위해 스스로를 바꿔야 하긴 한다. 말투를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예절을 지키고, 외모를 가꾸고,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그렇게 스스로가 바뀌면 주변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바뀌고, 흔히 말하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가상의 인간에 아주 가깝게 닿을 수는 있어도 가상의 인간이 되기란 불가능하다. 플라톤의 이데아 같은 존재 아닌가?
그런데 현실은 더 복잡하다. 이 책의 긍정적/부정적 인간이 딱 잘라 긍정적/부정적인 의문을 품고 그에 따라 선택하는 것과 달리, 현실에서 인간이 의문을 품고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의 선택은 나머지 영역은 모조리 배제하고 특정 영역으로만 한정되어 전개되지 않는다. 우주 만물의 모든 걸 계산할 수 있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존재라면야 모든 변수를 가정해 정확하게 합리적 선택을 내리겠다만 인간이 그런걸 할 수 있을리가? 예를 들어, 내가 건강관리를 잘했는데 치명적인 질병에 걸렸다면 그때도 '아! 내가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었구나!' 라거나 '아! 그래도 나보다 더 심한 사람이 있을텐데 이정도로 그쳐서 다행이야!' 라고 생각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렇긴 하나 이 책은 어쨌든 독자에게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을 돌이켜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읽어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