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채가 풍부한 귀여운 표지를 지나 무채색 면지를 만나고
헌사를 보니 작가님들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감정에는 색깔이 없다고 가르쳐준 당신께
-알리시아 아코스타
아들 후안, 그리고 모든 빛깔을 즐기는 모든 이들에게
-루이스 아마비스카
색맹인, 그래서 나와는 다른 색으로 세상을 보는 남편에게.
당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단지 어떤 프리즘을 통해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어서 고마워
-아누스카 아예프스
판형이 크고 본문 글자가 시원시원 커서 아이들과 읽기 편한 디자인입니다.
곰, 다람쥐, 사슴, 여우가 등장하는데요,

여우가 입고 온 옷의 색깔을 보고 감정을 넘겨짚어 대화가 시작됩니다. 그 모습에서 평소 색깔에 대한 편견을 나도 갖고있지 하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물론 색깔이 의미하는 바가 있고 따뜻하다거나 차갑다고 느껴지는 게 색을 보며 느끼는 일반적 감정이나 느낌이지만 꼭 그런 건 아니거든요.
여우가 아니라고 하니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 데 일반적인 감정에 따른 색의 옷을 입혀주는 모습에서, 여우가 말하는 감정을 판단해서 다른 색의 옷을 입히는 모습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저지르는 오류들이 겹쳐 보였습니다. 색깔은 꼭 감정 단어와 일치하지 않으며, 꼭 색으로 감정을 나타내는 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요.

여우가 항변하고 색깔은 자유로운 거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흑백이었던 배경들도 색으로 채워집니다.

좋아하는 색깔들을 누리게 된 동물 친구들이 새를 만나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장면은 그림책으로 확인해 보세요.
감정 그림책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편견과 고정관념에 관한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고 재미까지 주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