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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ock2702의 서재
  •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 9,000원 (10%500)
  • 2006-10-20
  • : 11,293
#독후에세이

내 사랑의 언어

남편을 사랑한다. 그를 사랑한다고 느끼는 감각은 꽤 분명하다. 여기서 사랑의 정의를 묻는다면 질문자의 의도에 따라 대답은 달라질 수 있다. 지금 나에게서 나올 수 있는 대답, 즉 사랑의 정의는 바로 ‘동질감’이다.

동질감, 사전적 의미로 ‘다른 사람이나 사물과 성질이나 바탕이 같다고 느끼는 마음’이다. 고로 내 사랑은 남편 마음의 바탕과 내 마음의 바탕이 같다고 느끼는 일종의 판단이겠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의 바탕이 같냐, 바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남편은 나에게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 절절한 순애보나, 믿음직스러운 책임감이나, 으스러질것처럼 마음을 조물딱거리는 카리스마나 그것도 아니면 배우자로서의 자세나 태도가 특별하다는 뜻이 아니다. 물론 다양한 관점으로 세세하게 톺아보면 그런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특별함은 인간 대 인간으로서 나에게 향하는 마음가짐이 다른 사람과는 다른 특별함이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간과하기 쉬운 무례나 간섭이 남편에게는 없다. 여기서의 간섭은 어떻게 보면 애정의 소소한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조금만 비뚤게 보면 마치 사랑이 아닌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쉽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주 대상인 내가 느끼는 간섭의 부재는 완벽하리 마치 온건한 믿음이자, 확신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강력한 사유가 설명된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그에 대한 믿음이 단단하다.

이것은 합의된 사랑의 조건도 아니다. 건설적인 미래와 안정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배려나 양보, 희생은 더더욱 아니다. 눈에 보이거나 감각이 반응하지는 않지만 분명하게 존재하는 둘 사이의 에너지로 서로의 사랑을 확신한다. 이것을 정의할 때면 으레 우리의 사랑이 남녀간의 사랑으로써 아무런 의미를 띠지 못하는 건 아닌가 설핏 걱정도 된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남편 이외의 사람 중 그 누구와도 교류된 적 없고, 시도 된 일이 만무한 이 사랑은 나의 삶이 끝나는 날 까지도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만은 아니다. 이것은 결단이고 판단이고 약속이다. 81p

내가 남편을 사랑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의 사랑을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 있는 나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그 언어에 서로를 향한 의리와 책임이 명징하게 포함되어 있다는 분명한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책사이애16 #사랑의기술 #에리히프롬 #프로이트 #책벗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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