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나비를 날려 보낸 날
옥대장 2025/12/0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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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를 날려 보낸 날
- 김나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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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구원한 작은 세상
#도서지원
#물장구서포터즈
오래전 읽은 육아서에 그런 말이 있었다. 아이들은 키가 작아서 낮은 곳에 있는 것과 작디작은 것을 어른들보다 잘 본다고. 그때 그 말이 너무 좋아서 한동안 여기저기 읊고 다녔더랬다. 세상에, 어떻게 저런 말을 만들었을까. 어렸을 때 보던 세상과 키가 이만큼이나 커서 바라보는 세상은 알게 모르게 각도를 달리하게 되었다. 옆으로 고개를 돌려 보는 것에서 차츰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는 세상은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 갔다. 가끔은 씁쓸한 모습으로.
아이는 학교에서 많은 것과 마주한다. 비단 학급 친구나 선생님들과의 교류만이 아니다. 알음알음 아이에게 전해 듣는 이야기 속에 아이가 마주하는 작고 작은 것들을 기억해 본다. 최근에 키우기 시작한 버섯에서부터, 배추 흰나비, 운동장 테두리 널찍한 화단에 심긴 배추와 무, 심지어 아무렇게나 땅에 묻어 자기는 키운다고 생각하는 과일 씨까지.
그것들과 한 시기를 나눠 먹는 것이다. 시간을 나눠먹는다는 건 단순한 추억 놀이가 아니다. 심지어 그것이 생명이 깃든 것이라면 더욱이 단순하지 않다. 같은 시기를 통과하는 아이와 작은 생명은 서로를 구원한다. 주말 동안 텅 빈 교실에서 목이 마를까 걱정이 되어 배추흰나비 곁에 꿀물을 병뚜껑에 담아 놓아주는 아이, 무섭고 징그럽지만 그럼에도 용기 내어 꾸물거리는 지렁이를 촉촉한 땅으로 던져주는 아이. 어쩌면 우리보다 더 전지전능할지 모르는 나무의 소중함을 진즉에 깨닫고 곳곳에서 우리에게 편의를 주는 나무의 고마움을 깨달아가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모습에서 내일의 희망을 엿보았다.
희망은 그런 아이들의 작고 작은 손에서, 두근거리는 심장에서, 이맛살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땀방울에서, 두려움이나 오해 없이 그것들을 만지고 바라보고 말을 걸어주는 그 말랑말랑한 마음에서 조금씩 날개를 만들어 간다. 언제고 인사도 없이 창공을 훨훨 날아갈 나비처럼 아이들의 구원이 이 세상에 그나마의 인류애를 이어갈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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