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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ock2702의 서재
  • 너에게 안녕을 말할 때
  • 이명희
  • 15,300원 (10%850)
  • 2025-12-17
  • : 790
너와 나의 관계는?

<너에게 안녕을 말할 때/ 이명희>

#도서지원 #서평단

상대와의 관계를 떠올려 본다. 가족도 완벽한 타인이고 단순한 혈연이 아닌 인간과 인간 사이에 문을 놓듯 관계 맺기를 잘해야 한다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정말 내가 하는 말처럼 그렇게 관계 맺기를 고민하고 또 대처하고 있나?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을 발견했다. 누군가 마음에 든다는 건 그 사람의 결핍과 연민이 마음을 파고드는 순간이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별 수 없다. 자문하게 된다. 그 사람에게 나는 어떤 연민을 느끼나? 내가 연민을 느낄 만큼 그 사람에겐 어떤 결핍이 있나?

부정하지는 않겠다. 누군가, 겉으로 보이는 번지르르한 모습에 마음을 기울인 적은 결코 없는 것 같기에 저 말에 응당 공감한다. 하지만 그 결핍의 기준이 웃기게도 오직 나라는 지점이다. 내 기준에 그 사람의 그것이 결핍으로 보인다는 것. 이건 너무 위험하지 않나?

우리가 ‘관계‘라고 부르는 것들을 잘 들여다보면 거기엔 세 가지 구성요소가 있다. ‘나‘와 ‘대상‘ 그리고 그 둘이 맺는 ‘관계‘다. 이 요소들은 모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동시네 독립적인 개별 존재가.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는 자주, 어쩌면 거의 언제나, 우주의 중심이 나 자신이라고 믿기에 이 셋 중 ‘나’를 가장 우위에 두는 착오를 범하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나에게 나머지 둘에 대한 결정권과 영향력이 있다고 착각하는 거다. 104p

저자의 말이 맞는 말 같다가도 자꾸만 의심하게 된다. 나는 진정 상대와의 관계에서 ‘나’를 우선순위에 두는 ‘오만’을 사정 없이 휘두르는가? 그와의 관계를 ‘통제’하려 드나? 상대의 우위에 설 수 없다고 판단하는 순간 ‘광기’를 내보이나? 동의하다가도 반감이 드는 건 그런 관계의 역학이나 정의가 고정적이지 않다는 데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결핍을 발견해 (이 내용은 이 책에서 언급된 게 아니라 다른 책에서 언뜻 본 글귀다) 마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준 마음이 상대에게 안전하게 안착되었을 때 비로소 ‘관계’가 시작되는 것 같다. 그것에 우위를 둔다기보다 시소처럼, 한 사람이 내려버리면 시소의 안정감을 유지될 수 없듯이 관계 또한 나 하나의 통제나 선택으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끊을 수 없는 관계나 끊어진 관계들, 어찌해서 그런 관계들이 다르게 내 삶에 안착되었는지를 가만히 떠올려보게 되는 책이었다. 시니컬한 문체와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친근하게 털어놓는 이야기들에 깊숙이 공감하기는 어려웠지만 주제 안에서 나를 톺아볼 수 있어 도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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