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쓰는 생활
옥대장 2025/02/2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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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는 생활
- 논디 김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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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정성껏 발견할 것 <쓰는 생활 - 김하영>
쓰는 생활 - 김하영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짤막한 코멘트를 남긴다. 대부분 순간의 단상 정도로 부담 없이 끄적이는 글이다. 오늘 아침나절 끄적인 문구도 아이의 질문에 자연스레 이어진 짧은 단상이었는데 꽤 쓸모 있다 느껴져 부랴 기록을 한 거였다. ”엄마, 개고생은 개가 하는 고생을 말하는 거잖아. 그럼 사람이 고생을 하면 뭐라고 해?“ 어떤 단어에 ’개‘가 붙으면 그건 강아지를 뜻하는 ’개‘가 아니라는 걸 그렇게 누누이 설명했건만, 그걸 몰라서 묻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아는 난 이 기회를 잡아 어퍼컷을 날린다. ”음... 인... 생?“ 단순하게 사람을 뜻하는 한자 ’인‘ 자에 고생의 끝음절인 ’생‘을 이어붙였을 뿐인데 나름대로 철학적인 의미로 간단한 사유가 만들어졌다. 인간이 하는 고생이 인생이어라. 다시 생각해도 명쾌한 해석이다.
스토리는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음, 사실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인사이드 아웃‘ 영화 속 어떤 기억의 장치 속으로 숨겨지듯 하나의 공간에 저장된다. 그것을 부러 찾아 꺼내지 않는 이상은 저장된 자리를 찾기 힘들다. 그러다 어느 순간 거대한 어떤 장소로 이동되리라.(이따금 드는 생각이, 우리가 늘어놓는 문구들이, 활자들이 내가 지웠다 해서, 우연히 지워졌다 해서 정말 다, 깨끗이 지워진 게 맞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이렇게 쓰는 이 글자들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찾을 수 없는 생각을, 언제고 다시 꺼내보고픈 그 생각을 꺼내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기록하기‘.
사라질 그림을 바탕에 깔고 두서없이 써내린 문구들이 나에게 있어서는 가장 솔직하고 일상적인 단상인 경우가 많았다. 그 사유를 바탕으로 일을 기획하거나 자신에 대한 소소하지만 확실한 알아차림으로 이어 붙일 수 있었다. 이미지화된 기록이 아닌 종이에 스크래치를 내며 글자를 이어붙여 쓰는 리얼 ’기록‘을 시작해 보려 한다. 기록의 쓸모가 필요한 시점에 만난 이 책은 앞으로 나의 삶이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질 것을 예고했다. 앞으로의 내가 뭔가 달라졌다 느끼게 된다면 단언컨대 이 책 <쓰는 생활>을 삶으로 가져온 덕분이라는 말을 미리 남긴다. (정확히 1년 후 이 글을 꼭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시간 이후 가장 먼저 할 일은 여러 권의 기록장을 나누어 쓰기 시작할 것, 기록할 시간을 구체적으로 정해 볼 것. 꼭 필요한 기록에 우선순위를 둘 것(모든 기록을 매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함께 기록할 사람을 찾아 루틴으로 자리 잡을 것. 종내에는 ’나만의 영감 아카이브‘를 만들어 가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정성껏 발견할 것이다. 명확한 취향은 미처 몰랐던 진짜 나를 발견케 해 줄 것이고, 그걸 바탕으로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일적으로든 삶적으로든 어떻게로든 활용하고 대입시켜 어제보다 진일보한 삶을 꾸려나갈 것이다.
내가 머무르는 공간도 하나의 생명체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하루라도 치우지 않거나 방치하면 공간의 기운도 빠져나가는 것 같아요. 끊임없이 치우고 가꾸고 정리하는 과정이 어쩌면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생각하면, 조금 더 부지런을 떨고 싶어집니다. 166
확보된 공간의 감사함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이 공간 속에서의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쳐보‘기로 한다. 거창하게 ’데스크 테리어‘까지는 아니어도 공간 속에서 루틴과 동선을 고려해 자연스럽게 가꿔보기로 한다. 2월의 끄트머리에서 만난 책 덕분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처음부터 거창하거나 거대하지 않아도 가랑비에 옷이 젖듯 조금씩, 천천히 언제고 닿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금 당장 실천해 보기로 한다. (아고 좋아라!)
따라서 본인이 어떤 분야에 있건, 한 가지를 정했으면 정말 제대로 파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잘하는 한 가지를 만들면 분명 그 한 가지가 앞으로의 길도 밝혀줄 거예요. 뭔가를 제대로 한번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도움이 되는 태도를 길러준다고 믿습니다. 그 과정에서 꾸준한 기록 생활은 성취를 이루는 데 단단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입니다.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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