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바꿀 수 있는 시간, 6분 <쓸수록 선명해진다 - 앨리슨 존스>
’탐험 쓰기‘챌린저 모집이라는 출판사 홍보 피드에 눈길이 쏠렸다. ”일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연필과 종이, 그리고 단 6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세상에나, 6분이라고?
작년 이맘때 새로운 도서관에서 독서회 제안이 왔다. 육아를 테마로 하긴 하는데 하나 더, 에세이 쓰기까지 같이 아우를 수 있겠냐는 주무관님의 제안에 마음이 달 떴다. 말마따나 작가도 아니고, 관련 과목 전공자도 아니고, 독서나 독서모임은 뭐 나의 히스토리를 알고 계셨다 치고 글쓰기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다. 3월 시작을 앞두고 한두 달, 마음이 조급했다. 글쓰기 관련 책들도 살피고, 부랴부랴 브런치에 작가 등록도 하고 어찌어찌 나름대로는 글을 쓰는 일을 업은 아니더라도 진심 담아 하고 있다는 형편을 어필하고 싶었다. 강의 첫날, ’30분 글쓰기‘를 제안하자 머뭇거리길 잠시, 회원들은 각자의 책상이 마치 집필실인 듯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앉아 각자 몰입해서 글을 쓰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래, 이거다!
30분 글쓰기 만으로도 전에 없는 해방감을 맛본 나는 이 수업을 정말이지 오래도록 끌고 가고 싶다는 욕심이 싹텄다. 아니나 다를까, 30분 만에 뚝딱 만들어진 글은 공들여 단어를 선택하고, 고치고 다듬어 번듯하게 내미는 글과는 다른 솔직함과 생동감, 무엇보다 진심이 담뿍 묻어나는 ’살아 있는 글‘이었다. 12월 한 해 마감하는 자리에서도 회원들은 에세이 쓰기가 좋았다는 의견을 주셨다. 즉석 주제, 30분 글쓰기, 각자 글 낭독! 정말이지 별것 아닌 것 같은 글쓰기가 한 달에 한 번, 우리 안에 쌓였지만 쌓인 줄 몰랐던 진짜 이야기와 진짜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30분 만으로도 벅찼던 그 감정을 단 6분 만에? 6분이라는 시간에 대한 어떤 인지가 없었달까? 종이와 펜을 준비하라기에 책장에 아무렇게나 꽂혀 있던 크기가 제각각인 수첩을 쭉 늘어놓고 중간 크기의 수첩을 골랐다. 6분이라는 시간은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고, 그 시간에 뭔가를 적으려면 큰 노트는 필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챌린지 첫날, 타이머를 맞추고 한 글자, 두 글자 써 내려갔다. 6분이라는 시간이 체감되지 않을 만큼 몰입해서 글을 써나갔다.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다음 문장으로 고민하는 것을 깔끔하게 패스했다. 정말이지 그냥 떠오르는 단어를 주르르 쏟아냈다. 6분 후 글을 다시 읽으면 자연스럽지 못한 지점들도 있었지만 그대로 놔두었다.
열흘간, 매일 6분 동안 글을 썼다. 첫 문장은 제시된 문장이었고, 그 문장의 다음 단어를 시작으로 멈추지 않고 써 내려간 문장들은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솔직함으로 점철된 글이었다. 구애나 통제 없이, 검열과 의식 없이 그저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말이지 그냥 마구 쏟아낸 글이다. 어느 순간 불현듯, 이 작업을 왜 ’탐험 글쓰기‘라 표현했는지 알 수 있었다. 끝이나 내용을 알고 쓰는 게 아니었다. 지도를 따라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 갈지 모르는 펜끝을 그저 따라가는 것. 단순히 ’아무 생각 없이‘가 아니라 나를 믿고, 나의 펜을 믿고 기꺼이 여정을 따라가 주는 일이다. 6분 동안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6분 전의 나는 분명히 바꿀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시 처음으로, 첫 문단에 썼던 슬로건이 기억나는가? ’일과 삶의 문제를 해결‘ 하고 싶다면 펜과 종이, 그리고 단 6분이라는 시간이면 충분하다던 과장된 문구를 나의 식대로 다시 정리해 본다.
’일과 삶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와 자세는 충분히 바꿀 수 있다. 다른 각도로 마주한 문제들은 6분간 거침없이 써 내려간 글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이다.‘ 거창해 보이기도, 약파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분명한 건 적어도 나는 이 탐험 글쓰기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을 그대에게 자신 있게 권한다. 진짜 나와 만나고 싶은가? 그럼, 지금 당장 시작해 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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