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단둘이 북클럽
옥대장 2025/01/1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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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둘이 북클럽 - 변혜진(도토리책공방)
많은 말이 앞다투어 튀어나온다. 책, 아이, 육아, 독서, 독모… 내 삶에서도 이것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아 그 모두를 합쳐 놓은 <단둘이 북클럽> 같은 책을 만나면 나도 한마디 거들고 싶어진다.
지난날 속 아이와 나, 책과 이야기가 한데 뭉쳐져 눈덩이처럼 날아든다. 뭉칠 때는 몰랐는데, 녹아 없어질 그 얼음가루를 뜨거운 손으로 꼭꼭 주물러 뭉칠 땐 몰랐는데 어느새 단단해진 눈공들이 합쳐져 어엿한 눈사람이 되듯 아이와 나의 지난 독서와 책, 이야기와 소통이 어엿하고도 거대한 무언가가 된듯하다.
제목만으로도 예상이 되는 책이다. 딸아이와 함께 고전 읽기.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편지를 주고받으며 책을 이야기하고 책 속에서 함께 숨 쉰다. 고전이라 해서 무작정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다. 생각해 보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읽은 적이 없는 무수한 고전을 이 기회에 아이와 새롭게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완역본이 아니면 어떻고, 그림책이면 또 어떤가. 하나의 허들을 글밥과 어휘의 수준으로만 나누지 않기를 바란다. 단, 읽어 내기 위한 자잘한 장치들에 정성과 성의를 갈아 넣기. 이처럼 완벽해 보이는 플랜 앞에 현재 아이와의 독서생활이 미비하거나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독자들에게 더 유의미하고도 감동적이게 읽힐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나 좋았던 건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 편지로 소통하는 모녀의 책 이야기는 한편의 멋진 독후감이 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주고받는 말속에서 서로를 향한 진한 애정과 믿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너무나도 진하게 드러났다. 그거 어떻게 생각해? 너라면 어떻게 할래? 와 같이 납작한 질문을 툭 던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나의 일인 것처럼, 우리의 일인 것처럼 진지하고도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지점들이 무척 따뜻하고 감동적이게 다가왔다.
이제 막 열 살이 된 나의 아이와의 책 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으로는 책을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인물과 역사까지 아우를 수 있는 지점이었다. 작품 속 배경을 이야기하고, 저자의 국가나 시대적 사건들을 이야기하며 그것대로 또 하나의 이야기가 탄생되는 셈이니 저자가 고전을 선택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언제고 나에게도 아이와의 책 생활을 이야기할 날이 온다면 그땐 나도 꼭 이야기하고 싶다. 그 모든 시간들이 단순히 ‘책’을 읽기 위한 시간이 아니었음을. 책이라는 매개로 아이와 끊임없이 이어지던 그 끈이 결국 우리 사이를 더더욱 공고히 해주었다는 사실을. 열 살의 아이는 지금도 나의 옆에서 책을 읽고 있다. 이 모든 시간이 축복이고 사랑임에 다시 한번 감사를!
@dotorybook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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