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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그리고 별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안다
- 헤르만 헤세
- 16,200원 (10%↓900)
- 2024-06-30
- : 594
밤 그리고 별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안다 - 헤르만 헤세
헤세의 글귀, ’그가 편애한 문장들‘이라는 부제로 은둔자 헤세가 하려는 말들을 정돈된 페이지에서 편지처럼 읽은 책이다. 필사집으로 처음 만난 #헤세단 의 첫 책.
<밤 그리고 별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안다>를 소개해 볼까한다. 올해 초 우연히 들른 작은 도서관에서 대출을 하려고 선 데스크 앞 a4 면지가 도톰하게 쌓여 있는 걸 보게 되었다. 바로 옆에는 프린트 된 문서들이긴 했지만 모두 헤세의 글귀들을 일일이 타이핑 해 놓은 문서들이었다. 그것에서 마음에 드는 글귀를 ‘필사’하면 선물로 미니 화분과 씨앗을 주던 행사였다. 망설일 것 없이 가장 눈에 띄는 글귀를 옮겨 적었다. 그때, 필사했던 글귀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자연’에 관한 내용이었다는 건 분명하게 기억난다. 이 필사집 또한 자연과 나, 감각과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들로 뜨겁기보다는 적당한 온도로 내게 다가왔다.
헤세는 소설로만 만났던 나라(마흔 넷, 현재까지 나의 인생책을 꼽으라면 나는 ‘데미안’이다) 프린트 용지로 만난 헤세의 잠언 같은 글귀들이 그때는 꽤 인상적이었다. 지금 이 필사책으로 한번더 만난 헤세의 글귀들은 소설 속에서 느꼈던 폭풍같은 격정에서 잠시 떨어져 그의 삶 자체를 엿보며 배울 것들을 챙겨갈 수 있었다. (잠언을 따로 쓴 것이 아니라 그의 시와 에세이 속 글귀들을 모아 놓은 책이라 더 좋았다)
필사, 작년부터 쭉 이어오는 필사(#필사하는마음)는 지금 내 삶에 작지만 소소한 행복이 분명하고, 헤세단의 책들 중에서도 이 책을 가장 먼저 이야기 하고 싶은 생각에 며칠을 책상에 올려두고는 짧은 글귀들을 수시로 읽었다. 유려한 글귀로 감정이 사로잡히는 글이라기보다 담백하고 진솔한 문구들 속에서 다름 아닌 ‘나’를 떠올려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밤, 영혼, 방랑, 감각, 지상… 따위의 단어들을 더듬으며 표지 그림 속 윤슬을 바라보는 듯 잔잔해져 오는 마음이 퍽이 달큰한 필사집이었다. 대부분의 문구들을 읽기만 했고 직접 쓰지않은 이유는, 연말 소중한 지인에게 선물해주어야 겠다는 다짐이 일었기 때문이다. 좋은 책은 나눠봐야지. 선물하기 좋은 필사집으로 추천하며, 이후에도 이어질 #헤세단 책들을 기대해 주길 바란다.
@moonch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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