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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ock2702의 서재
  • 앤서
  • 문경민
  • 13,320원 (10%740)
  • 2024-08-29
  • : 1,955
앤서 - 문경민

문경민 이름 석 자에 고민 없이 서평단에 지원했다. 작년 책벗뜰 독서모임 ‘청년 준수’(청소년문학 독모)에서 함께 읽었던 <훌훌>을 비롯 <열세 살 우리는>까지 작가님의 책들을 통해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문학작품 속에서 크고 작은 메시지와 사유들을 건져낼 수 있었다. 독모 중 작가님이 중년의 남성이라는 사실에 참여자분들이 놀라서 눈이 동그래지셨다는. 당연히 감수성 짙은 여성작가일 거라 생각했다는 말에 문경민 저자가 가진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더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sf 소설의 전형으로 2080년대를 배경으로 대전쟁 이후의 인간 군상을 그려내고 있다.

<지구 끝의 온실>과 크게 오버랩 되어 오히려 읽기가 편했고, 처음 등장인물관계에 초점을 두고 메모도 열심히 해가며 읽었다. 눈길이 머무는 문장이 ‘이번에는 내가 널 구했어’였는데 중요한 맥락이 아니었음에도 그 문구에 눈길이 박힌 걸 보면 이 책은 아마도 인간이 인간을 구원하고, 인간이 세상을 구원하고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리고 지워지고 사라져간, 결코 사소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결론이 어땠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나는 이런 장르의 소설이 주는 묘미는 결론이 아니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고, 지켜내야 할 것들을 잃어버리고, 살아남아야 하는 것들이 죽어가고 남겨져야 하는 것들이 지워지는 그 무수한 과정 속에서 진정 우리가 지켜내고 사랑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덩그나미 남겨놓는다는 걸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살아지지 않는 삶을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더 이상 남는 게 없는 곳에서 남아야 하는 이유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도 그것과 대체될 수 있고, 어떤 선택 하나가 생과 사를 갈라 놓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을 읽어내며 소설이 단지 소설일 뿐일 순 없는, 그래서 우리는 소설을 읽고, 문학을 붙잡고 살아야 한다는 아름다운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했다.

하나, 조금 아쉬운 부분은 스토리 전개에 힘을 많이 쓰셨던지 이전 작품에서 느꼈던 살아 있는 문장이나 섬세하고 부드러웠던 정서가 느껴지지 않아 조금 아쉬운 작품이다. 하지만 책을 펼치면 웬만해서는 쉽게 접을 수 없는, 가독성에 있어서는 정말이지 갑인 소설이었고, 김초엽의 <지구 끝의 온실>과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디스토피아에서의 인류가 어떤 것들을 향해 나아가는지를 소설을 통해 흥미롭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gimm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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