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그토록 먼 이렇게 가까운
옥대장 2024/09/2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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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토록 먼 이렇게 가까운
- 이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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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0-27
- : 51
그토록 먼 이렇게 가까운 ? 이명연
매일 아침 필사를 한다. 밤비 님이 운영하는 ‘필사하는 마음’에서 4권째 책을 필사 중이다. 오늘 아침 읽은 구절은 김영민 교수님이 소싯적 영화 평론으로 신춘문예의 영광을 안았다는 내용과 그럼에도 그길로 가지 않아 자신의 삶이 영화가 되었다는, 그가 쓴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에 대한 꽤 긴 분량의 평론을 묵묵히 읽었다. 긴 글을 읽으며 내가 어떤 영화에 대해 평론까지는 아니어도 리뷰를 써본다면 나는 어떤 영화를 가장 쓰고 싶을까? 떠올랐다.
자주는 아니어도 영화를 곧잘 본다. 꼭 보고 싶은 영화는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보고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또 애정하는 영화도 몇 편있다. 얼마 전 혼영 타임에 집에서 본 <헤어질 결심>은 두 번째 보는 영화임에도 처음 보다 더 설레고 뜨거워서 그 마음을 글로 옮겨 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그런 감정들을 글로 토해냈을 때는 내가 느낀 감정의 반의반의 반도 쏟아지지 않을 것 같아 포기하고 말았다.
이 책 <그토록 먼 이렇게 가까운>은 사실 부제목에 쓰였듯 ‘21편의 영화’ 보다는 ‘스무 개의 기억’에 더 가까운, 어쩌면 그 영화는 그 기억의 ‘스티커’ 같은 느낌이었다. 어떠한 상황이든, 감정이든 그것을 단순하게 또는 명징하게 표현해 주는 그런 스티커. 영화를 스티커로 쓴 그의 글은 시를 전공했다는 이력에서였는지 모를 일이지만 꽤 묵직했고 쉬이 넘어가지지 않았다. 각주의 글 마저도 어떠한 부연 설명이기 보다 하나의 공간으로 글을 채워 넣었다는 느낌도 들었다.
또, 신기한 것은 정말이지 순식간에 읽혔다는 사실. 여백이 많은 구성도 아녔고, 이렇다 할 그림이나 사진들이 많은 책도 아녔는데 그가 쓴 여러 에세이들은 정말이지 눈 깜짝할 새 다 읽혔고, 몇몇 곳에 연필로 줄을 긋고는 그어진 질감을, 그 위에 자리한 단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다.
반품 책에 다시금 숨을 불어 넣는다는 출판사의 시도가 고마웠다. 한때 빛 한번 보지 못하고 보존 서고로 내려가던 책들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안타까워 했던 그때의 내가 생각났다. 외면받은 책들에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고파 서평단 신청했었다. 어떻게로든 본연의 쓰임과 쓸모를 이어갈 수 있기를 온 마음 다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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