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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ock2702의 서재
  • 불안 세대
  • 조너선 하이트
  • 22,320원 (10%1,240)
  • 2024-07-31
  • : 74,023
불안 세대 - 조너선하이트

비정기적으로 미디어 디톡스를 하고 있다. 내가 아니라 딸아이다. 나와 합의된 미디어 사용이 아닌 다른 형태와 경로로 미디어를 사용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일정 기간 미디어를 사용할 수 없다. (아, 티브이는 제외) 이를테면 숏츠를 본다던가, 미디어 시간을 오버한다던가, 유튜브 영상을 시청한다던가 하는 등 미리 동의된 사항을 벗어나 미디어를 사용할 시 곧바로 제재가 들어간다.

짧게는 일주일 패드 금지, 길게는 한 달 동안 패드를 사용할 수 없다. 책을 많이 읽고 보고 만지는 아이라 일각에서는 미디어를 하는 줄 전혀 몰랐다는 반응도 심심치 않았다. 한결같이 드리고 싶은 말은 책도 좋아하는 것이지, 책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세상 어떤 아이도 미디어 vs 책 에서 책을 우선에 두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있다고 한다면 목적성에 기반이 된 확실한 이유가 있을 뿐, 대부분은 인간은 가벼운 유희에 먼저 손을 내밀기 마련이다.) 나의 딸아이도 마찬가지다. 두 개 중에 책! 인 아이가 아니라 둘 다! 인 아이라는 것. 하지만 문제는 두 개 중에 (아니, 어떤 걸 갖다 대도)미디어!인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이 지금 이 시대가 당면한 문제가 아닐까.

문제라는 시각을 가진 분이라면 아마 이 책이 거의 성서처럼 읽히지 않을까 한다. (아, 제가 성서는 못 봤는데요. 여기서 제가 성서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그만큼 절대적이고 강렬하고 당연한, 이런 의미로 받아들여주시면 됩니다.) 단순히 책과 미디어를 결부 지어 이야기하는 차원이 아니다. 2007년 아이폰의 탄생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인 2015년 이후 청소년들에게서 일어나는 무수한 현상들이 생각보다 심각하고 또 충격적이다. ‘해악’이라는 표현에서 느껴지는 저 ‘악함’이 이 책을 읽으면서 크게 동요되었고 아직 그런 현상에 따른 적확한 데이터가 그리 많지 않은 것뿐, 저자는 벌써부터 다가올 청소년들의 미래를 기후 위기만큼 엄청난 문제로 인식하길 원한다.

강제적이긴 하지만 디톡스 기간에 패드를 사용할 수 없는 아이는 신기하리만치 다른 일들을 깨알같이 찾아서 시간을 보낸다. 단, 2~3일 정도는 몸을 틀고 나를 귀찮게 하기도 하지만 그 시간이 결코 길지 않을뿐더러 그 순간을 기회로 아이와 돈독해지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 아냐? 집에서 노니까 그 정도로 컨트롤은 되겠지. 일하는 엄마는 그마저도 안되는데 팔자 좋은 소리 아니냐 되물을 수 있지만 혼자 있는 아이, 심심한 아이, 불안한 아이 등등 무수한 이유를 붙여 그것을 손에 쥐여줘야만 하는 부모라 해도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아마도 많은 생각이 들 것이다.

3일 정도가 지나면 아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다른 놀 거리를 찾는다. 대부분 보드게임이나 자신이 만든 게임을 주로 하고 기특하게도 엄청난 양의 책을 읽고 또 읽는다. 책을 읽히기 위해 미디어 디톡스를 하는 것이 아니지만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에 약속과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유해한 영상과 메시지를 최대한 커버하는 것에 한정 없이 노출하는 상황과는 단연 차이가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여자아이들의 미디어 사용에 따른 폐해가 특히나 와닿았는데 언제고 읽었던 아리타 히데오의 <여자아이의 뇌>라는 책과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 크게 공감했다. 또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에서도 언급되었듯 아이들이 바깥에서 실제 사람, 즉 또래와 직접 겪으며 놀고 활동하는 것의 중요함, 그것에서 멀어져 가상 공간 안에서 욕구를 채우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문제점 등이 언급되어 있어 대부분의 부모들에게 필수로 1독을 강권하는 책이다.

4군데의 시립 도서관에서 육아 독서회를 운영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필수로 읽고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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