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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ock2702의 서재
  •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정아은
  • 16,200원 (10%540)
  • 2023-10-27
  • : 4,601

#이렇게작가가되었습니다 - #정아은


11월 23일 315p. #도서지원 #마름모


“저는 돈을 안벌고 있는데 남편의 수입만으로 생활을 하는 것에 알게 모르게 압박감을 받는 것 같아요.” 

독서모임을 하면서 참여자분이 말한다. 퍼뜩 일어나 책장에 꽂힌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을 가져와 그 분 앞에 올려 놓는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정아은 작가님은 나에게는 아주 의미있는 작가님이다. 3년 전, 운명적인 독서회를 맡게 되었을 때 가장 처음 내가 선정한 책이 바로 작가님의 책 <엄마의 독서>였다. 맡게된 독서회의 결은 ‘육아’였고, 그 책이 당시 나에게 퍽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책 속의 책들이 나열된 수많은 책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책은 정혜윤의 ‘그들은 한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중 <엄마의 독서>는 엄마라는 정체성과 잠시나마 책과 떨어져 지낸 시간속에 잃어버렸을지 모를 책에 대한 감각을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알게 된 작가님, 뒤 이어 출간 된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을 통해 나 또한 ‘자본론’(저는 정통 자본론이 너무 어려워서 번역자가 쓰신 ‘자본론 공부’를 보았다지요) 이 어떤 책인지 알게 되었고, 그 책을 읽은 이후로 남편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대가 그렇게 ‘일’만 할 수 있는건 모두가 내 덕분인 줄 알라고!!!”


우연히 눈에 들어온 신간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는 저자가 엄마라는 정체성 아래 써온 글들 말고도 장편소설로 등단한 작가가는 정체성을 각인시켰다. 그렇게 ‘작가’가 된 삶 속에서 잃은 것과 얻은 것, 움켜 쥔 것과 흘려보낸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사실, 처음 이 책의 간략한 정보만 입수했을 때는 단순하게 ‘작문’에 관한, 그러니까 글을 쓰는 요령이나 마인드셋에 관한 내용이라고만 생각했다. 물론 처음에는 그런 내용이 주를 이뤘다.


쓰고 있는 글이 ‘잘 쓴 글’이 아닐 거라는 의심과 회의를 극복하고 끝까지 계속 썼다면 그 글은 생명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간에 그만두어버린 글은 다시 소생하기 힘들다. 초고를 손에 쥐는 것과 중간에 포기해버리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낳는다. 23  


사람은 평소 제 안에 집어넣었던 것들을 밖으로 꺼내 놓게 된다. 머리에 많이 넣었던 것들이 결국 일정한 화학작용을 거쳐 자신만의 버전으로 나오고, 그것이 창작품이라 불린다. 73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얘기가 좀 다르게 흘러한다. 저자 본인의 투고 후 받은 (거절)‘메일’에 관한 이야기, 철저한 준비와 시행착오 끝에 써내린 칼럼들에 달리는 혹평, 자신의 책으로 쓰인 혹평으로 점철된 누군가의 블로그 서평, 출간 후 작가로서 진행되는 북토크가 저조한 인원 참여로 취소가 되는 등 말 그대로 험난한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리얼리티를 가감없이 들려준다. 한겨레문학상으로 등단해 상금 5천만원이나 받은 무려 ‘작가님’이라는 정체성이 사실은 이러한 고난과 고비속에 그럼에도 써야 한다고 자신을 타이르는 일이라는 것을 작가님의 (훌륭한) 필력으로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문학상을 받은 뒤 장편을 세 권 출간하고, 그로 인해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은 나는, 글쓰기는 그런 명예와 속세적 영광을 얻을 때만 해야 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글쓰기는 그런 게 아니었다. 그 모든 것과 상관없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기쁘나 슬프나 원고에 대한 거절 메일을 받으나 받지 않으나 마음을 언어로 옮기고 싶어서 환장하는 것, 그게 글쓰기의 본질이었다. 210


나는 왜 글을 쓰고 있나? 자문하게 된다. 나에게 글이 ‘환장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으로도 남겨질 수 있는 나의 이야기 속에서 한 발 물러선 내가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그것이 진짜 내가 원하고 바라는 나의 참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쓰고 싶어 ‘환장하겠는’ 마음으로 서평을 쓰고, 서평도 글이랍시고 자위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글쓰기를 위한 조언을 넘어 글쓰는 사람의 삶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준다 것,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왜 글을 쓰고 싶어하는 건지, 그것도 왜 ‘잘’쓰고 싶어하는건지, 작가라는 직업이 가지는 고초와 현실을 넘볼 수 있었다. ‘좋은’ 편집자들이 있어 세상엔 수 많은 양서들이 존재하는구나 싶어 고마웠다. 글을 쓰고 계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자연스럽게 작가님에게 입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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